제21대 대선 투표를 마쳤습니다. 전 해외에 거주 중이라 주인도 대한민국 대사관에 방문해서 재외투표를 하고 왔죠. 재외투표가 전세계 233개 투표소에서 25일까지 이어진 이후 29일과 30일 이틀간 사전투표가 전국에서 치러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본 투표는 6월 3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김문수 후보가 끊임없는 구애의 메시지를 보내고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이 직접 찾아가는 정성까지 보였지만, 이준석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단일화는 없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사실상 단일화의 마지노선인 24일을 지나버렸죠. 25일부터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면서 설령 단일화가 이루어지더라도 투표용지 기표란에 '사퇴'라는 표기는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아직 사전투표 전인 28일까진 일말의 여지가 남아있으나 이준석 후보가 완주 의지를 강하게 보이면서 '1강 1중 1약' 김문수 후보 측의 조바심은 갈수록 더해가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선거공약서를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제21대 대통령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온 오늘 현재 6명의 대선 후보 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만이 선거공약서를 마련해 등록을 했습니다. 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민주노동당 권영국·무소속 황교안·무소속 송진호 후보 등 이재명 후보를 재외하곤 그 누구도 선거공약서를 등록하지 않았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 특집 홈페이지 후보자 공약 카테고리에서는 대선 후보 6명의 선거공보(전단형·책자형), 10대 공약, 선거공약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 화면으로 열람이 가능하며 파일(PDF)로도 다운로드할 수 있죠. 선거공약서는 지난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때 정책 선거를 유도하기 위해 처음 도입됐습니다. 유권자에게 제시한 공약의 목표, 우선순위, 이행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작성한 문서로 각 가정에 배포하는 선거공보물보다 후보자의 정책방향 및 실행의지를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선거공약서를 두고 '정치인 고용계약서'라고 부르곤 하죠.
하지만 이재명 후보를 재외한 그 누구도 아직까지 선거공약서를 등록하지 않은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거공약서 등록은 강제 사항이 아닌 권고 사항으로 대부분 후보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선거공약서가 도입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화 되고 있다"며 "정책 선거를 유도하고 유권자가 제대로 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후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선관위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공약은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후보자들이 이런 부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렇게 되면 선거 막바지까지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정책을 알지 못해 자칫 깜깜이 선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죠.
저도 그래서 투표 전 그나마 유일하게 등록되어 있는 이재명 후보의 선거공약서를 찬찬히 훑어봤습니다. 이재명 후보의 선거공약서를 살펴보면 △경제 강국 △문화 강국 △외교·안보 강국 △균형발전 국가 △민주주의 강국 △복지 강국 △상생 사회 △교육 강국 △미래 강국 △안전 국가 등 10대 공약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경제 강국 공약에서는 △AI 세계 3대 강국 도약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주가지수 5000 시대 개막 및 '코리아 프리미엄' 실현 △ABCDEF 글로벌 첨단기업 육성 △과학기술 국가 연구개발 예산 확대 △벤처 투자시장 육성 △북극항로 시대 국가 대응체계 구축 등을 통해 세계를 선도하겠다고 약속했죠. 이 후보는 각 공약마다 구체적인 사업 목표, 우선순위, 이행 절차, 이행 기간을 명시하고 국비·지방비·공공기관 자체사업 등 재원 조달 방안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몇몇 언론에서는 각 당에서 이번 대선이 전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갑자기 치러진다는 점을 시간 부족의 이유로 들며 후보 공약집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민주당, 국민의힘 등을 싸잡아 비판하는데, 너무 기레기 짓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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