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김문수 후보 지지 선언하며 "공동정부 구성 합의"
인간이 한 번 미움에 둘러쌓이고 욕심이 생기면 얼마나 눈에 뵈는 게 없어지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정말 '노욕'의 극치라는 생각 밖에 들질 않네요.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이낙연 상임고문은 '괴물독재국가'의 출현을 막아야 한다면서 김문수 후보와 공동정부 구성, 운영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낙연 상임고문은 오늘(27일) 여의도 새미래민주당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문수 후보와 저는 괴물독재국가 출현을 막고 새로운 희망의 제7공화국을 준비하는 데 각자의 방식으로 협력하자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두 사람은 국민통합을 위한 공동정부 구성과 운영, 제7공화국 출범을 위한 개헌추진 협력, 2028년 대선 총선 동시 실시를 통한 대통령과 국회의 임기 불일치 해소 및 3년 임기 실천 등에 원칙적으로 의견을 같이했다"며 "구체적 협의는 양당에 맡기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낙연 상임고문의 이러한 행보는 이미 얼마 전부터 예견되어 왔습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한 호텔에서 회동한 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저지와 제7공화국 개헌을 위한 협의를 지속해나가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죠. 당시 김 비대위원장은 "계엄 단절과 극복을 전제로 이재명 독재 집권을 저지하고 제7공화국 개헌을 위한 통 큰 협의를 앞으로 계속해서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고, 전 대표는 "국민의힘의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쇄신 의지와 내부 전열 정비가 가장 중요한 전제"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간 이낙연 상임고문을 비롯한 새미래민주당은 연대 조건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리 등을 요구해왔는데, 최근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탈당했으며, 김문수 후보는 지난 25일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당헌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즉, 어떻게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고춧가루를 뿌리고 싶었던 이낙연 상임고문에게 표면적인 명분이 생긴 셈이죠.
이낙연 "김문수 수용하기 어려운 면도 있지만 청렴한 삶의 궤적 높이 평가"
그리고 정치권에서는 26일 밤 김문수 후보와 이낙연 상임고문이 서울 모처에서 배석자 없이 전격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과 전병헌 대표가 회동에 나선 지 1주일 만. 이낙연 상임고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와의 회담과 관련해 "저는 비상계엄과 잇따른 대통령 파면에 대한 성찰로서 대선 이후에 국민의힘을 비롯한 정계의 대대적 개편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고, 그(김문수 후보)는 수긍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저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결별을 거론했고 그는 경청했다"며 "그는 저에게 선거 지원을 요청했고 저는 괴물독재국가 출현을 저지하기 위한 저 나름의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응답했다"고 밝혔죠.
이낙연 상임고문은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게 된 배경에 대해 "저는 아버지에 이어 2대째 민주당 당원이었다"면서도 "그렇지만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괴물독재국가의 길까지 동행할 수는 없다고 결론지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민주당은 사법리스크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후보를 내놓았다"고 주장한 이 상임고문은 "그 결과로 민주당은 한 사람의 사법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을 모두 장악하는 괴물독재국가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고 비판했죠. 또한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도, 현직을 떠나신 원로도 모두 침묵하며 괴물독재국가의 길을 따르고 있다"며 "그 모든 것이 민주당의 기괴하고도 절망적인 실상"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이 상임고문은 김문수 후보에 대해 "제가 수용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며 "간간이 돌출한 그의 극단적 인식과 특정 종교인과의 관계가 특히 아쉽다"면서도 "그의 치열하고 청렴한 삶의 궤적과 서민 친화적이고 현장 밀착적인 공직 수행은 평가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저의 한 표를 그에게 주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변절에 맹공 "계산 기능 붕괴..사쿠라 행보의 끝"
이낙연 상임고문이 김문수 국후보와 '공동정부 구성'을 합의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반헌법적 협잡', '문재인 전 대통령을 욕 보인 것'이라며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김민석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문수와 이낙연의 모습을 보면서 공도동망(共倒同亡)이 떠오른다. 한 길에서 함께 망한다는 뜻"이라며 "망하고 질 수밖에 없는 반헌법적 협잡"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참으로 어려운 파트너를 찾았다는 생각도 했다. 대한민국에서 결합했을 때 가장 확실하게 감점이 보장되는 감점 파트너를 찾은 김 후보를 보면서 '계산 기능이 붕괴됐구나' 생각했다"며 "-10점 이상에 해당하는 이 상임고문과의 결합이 무슨 정치적 의미가 있겠냐"고 반문한 김민석 공동선대위원장은 두 사람의 결합을 '야합'이라고 표현하면서 "야합이라는 표현으로 바꿔도 반헌법 반민주주의 연합, 내란 연합이고 민주화 운동과 노동운동을 배반하고 변절하고 민주세력으로부터 온갖 단물 다 빨아먹고 이제 내란 세력의 품에 안긴 변절자들의 연합이자 사쿠라들의 연합"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참고로 '사쿠라'는 사기꾼이나 야바위꾼을 뜻하는 속어로, 특히 여당(與黨)과 은밀하게 야합한 야당 정치인 변절자를 가리키죠.
김 위원장은 이어 "민주당 경선에 불복하고 내란을 꾀하다가 여의치 않자 밖에 나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결합했다. 이준석 후보에게 버림받고 이제 김 후보와 결합해 본격적인 내란세력의 일원이 됐다"고 평가하는 한편 "젊은 기자 시절 전두환 칭송 기사 시비에서 시작한 그의 젊음이 이제 드디어 내란 세력과의 본격 결합으로 노년에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것 같아 씁쓸하다, 사꾸라 행보의 끝"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전 총리가 김 후보를 만나고 공동정부 구성을 합의했다고 한다"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 전 총리의 이런 행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욕 보이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는 "당연히 평산에 계신 문 전 대통령과 그 어떤 상의도 한 적이 없고 오히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행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며 "이 전 총리의 오늘 선택은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나섰던 스스로의 삶조차 부정하는 잘못된 판단으로, 내란세력과 손 잡은 순간, 역사에 씻을 수 없는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지적했죠.
박지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고문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송두리째 불타버린다. 설마 공동정부 대통령 김문수, 총리 이낙연(인가)"라고 비판하며 "이낙연의 옛 지역구인 담양읍 오일장에서 유세를 벌였는데, 한 군민이 '이낙연은 사람도 아니요'라고 했다", "1년 전 총선에서 이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민형배 의원에게 도전했다가 참패한 광주 광산을에서도 시민들이 '이낙연은 광주 발도 못 붙인다'고 말했다"며 "정치 배신자의 말로는 인생 패륜아보다 더 가혹하다"고 호남 민심을 전했죠.
박용진 사람사는세상 국민화합위원장은 국민의힘을 "계엄으로 내란을 실행하려 했던 괴물독재 잔당세력"이라고 지칭하며 "이 고문도 완전히 길을 잃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박용진 위원장은 "2대째 민주당원이었다는 분이 내란종식이 아닌 내란동조의 길을 선택하셨으니 당원과 국민의 분노는 이 전 총리를 향할 것"이라며 "이 전 총리의 말씀은 일어나지도 않은 살인을 막기 위해 살인자와 손잡겠다는 말과 똑같다"라고 말하는 한편 "변절의 이유를 자신만의 정치적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찾아봤자 그 무거운 책임은 조금도 덜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밖에도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제야 (이 고문이) 제자리를 찾아간다. 투표율 더 높아지겠다"고 비꼬았고, 박경미 선대위 대변인은 "신념과 양심을 버리고 내란 세력과 야합하다니 경악을 금할 수 없다"라며 "내란 세력, 극우 세력도 모자라 온갖 구태세력을 끌어모아 내란 연장을 획책하는 국민의힘의 텅빈 내란 텐트에는 썩은내만 진동한다. 짝퉁 민주 세력 야합은 국민과 역사의 가혹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새로운미래 출신 김종민 "이재명 반대 일념에 사로잡혀 정치인생 뒤집어"
비판을 쏟아낸 것은 비단 더불어민주당 뿐만이 아닙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이낙연 상임고문과 함게 새로운미래(새미래민주당 전신)를 창당했던 김종민 무소속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역사적 탈선에 대해 민심의 냉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이 상임고문을 비난했습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낙연·김문수 연대는 가서는 안될 길"이라며 "오직 누구를 반대하겠다는 일념에 사로잡혀 그동안 걸어온 정치인생을 통째로 뒤집고 그동안 사랑하고 지지해준 민심을 내팽개쳤다. 이건 정치의 길이 아니다"라고 꼬집었죠.
새로운미래 책임위원이었던 박원석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누군가에 대한 원망이나 미움, 남탓 같은 것이 내면의 감정을 넘어 결정과 판단을 지배한다면 공적인 일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민주헌정을 파괴 하려 했던 내란동조 세력과 헌법을 매개로 연대한다는 말이 안되는 소리를 하는 모습 또한 그렇다. 얼마간의 인연으로 지켜왔던 예의를 이제 거둔다"라고 말했습니다.
본인 입으로 2대째 민주당원이었다고 말했고,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이 내란종식이 아닌 내란동조의 길을 택했습니다. 김문수 후보와의 통합 공동정부요? 정말 추하다는 표현도 이낙연 상임고문에게는 아깝습니다. 나름 정치계 원로로서 민주헌정질서 수호와 내란종식을 위해 나서도 부족할 상황에서 개인의 감정이 결정과 판단을 지배해 내란 책임 세력과 손을 잡는 그 노욕이 구차하고 더럽습니다. 뭐 의석 수 하나 없는 빈껍데기 뿐인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보단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하고 싶었나 보죠. 문재인 정부 시절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에게 사이다 일침을 날리던 총기는 온데간데 없고, 노망난 그의 모습이 추잡하기만 합니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 동작구 주민들이 이러라고 3선 뱃지 달게 해줬나?
개인적으론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의 추잡함에도 한숨이 나올 뿐입니다.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정책기획비서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거쳐 터줏대감이었던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가 서울 동작구 갑 지역구를 떠난 이후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 당 대변인을 역임하고 3선 국회의원이 된 전병헌 대표는 이후로도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측근비리 잡음으로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컷오프되고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권유로 정치권에 입문한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에게 지역구를 내줬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초대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 초 대대적인 검찰 수사와 기소가 이뤄지면서 스스로 사퇴한 이후 일부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사실상 정계 복귀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2022년 윤석열 정부가 특별사면 조치를 내려 정계 복귀가 가능해졌고, 2024년 제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신이 3선을 역임한 동작구 갑 선거구 출마를 위해 예비후보 등록을 시도했다가 이전 뇌물수수 의혹 이력 등으로 인해 예비후보 심사에서 컷오프됐죠. 그러자 이에 반발해 새로운미래에 입당하여 선거에 출마했다가 5%에도 못 미치는 4.48%를 득표하며 낙선했습니다. 이후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됐긴 하지만 당원과의 불통 문제, 당 내 발생한 상당수의 논란과 문제에 일체 대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당을 이분시켰죠. 나경원 의원이 강세를 보이는 서울 동작구 을과는 달리 12년이라는 세월동안 자신을 지지해준 동작구 주민들을 등지고, 자신을 그동안 키워준 문재인 대통령 및 민주진영을 배신하고 정치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 내란 세력과 야합을 하는 그의 모습을 보니, 전병헌 대표의 말년이 눈에 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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