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와 함께 무대에 오른 한동훈, 하지만 그의 옷에 '김문수'는 없었다
사전투표를 사흘 앞둔 26일 오후 6시경,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서울 도봉구 방학사거리를 찾아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집중 유세를 벌였습니다. 현장엔 권성동 원내대표와 나경원·안철수·양향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여럿 참석했죠.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였습니다. 이날 한동훈 전 대표는 지난 12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김문수 후보와 같은 무대에 올라 지원 유세를 벌였습니다.
하루 전인 25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유세에 나설 땐 처음으로 김문수 후보의 이름이 적힌 선거 운동복을 입었으나, 이날은 다른 참석자들과 달리 다시 김문수 후보의 이름이 빠진 붉은색 선거 운동복을 입고 무대에 올랐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의 깜짝 등장에 김문수 후보 지지자들의 반응은 환영보단 아유. 곳곳에서 "왜 나왔어, 저거(한동훈)?" "선거 망칠 일 있어?"라는 반응이 나왔죠.
한동훈 유세 연설에 쏟아진 야유와 비난, '배신자' '개새끼' '꺼져라' '내려가'
마이크를 잡고 "무능한 이재명 세상 한번 막아보자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운을 뗀 한동훈 전 대표는 이어 '커피 원가 120원 발언'과 '호텔 경제학 발언' 등을 언급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제 정책을 힐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중도층이 결국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 그분들이 김문수 후보를 찍게 만들어야 한다"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계엄 옹호론·부정선거 음모론과 확실하게 선 긋고 친윤(친윤석열) 구태 정치를 개혁할 것'이라고 얘기해서 승리의 길로 가야 한다"라고 주장했죠.
하지만 김문수 후보의 지지자들은 한 전 대표의 발언이 끝나기도 전에 즉각 "아니거든!", "(연설) 그만해!", "내려가!"라며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일각에선 "배신자", "꺼져라", "개새끼"라는 등의 비난도 터져 나왔다. 이런 당시 상황은 현장에 있던 여러 유튜버의 카메라에도 담겼죠. 이 정도면 '안 하느니만 못한 지원 유세'였던 셈.
한동훈 전 대표의 연설을 들은 김 후보는 별다른 첨언 없이 여느 때와 같은 유세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면서 "노원·도봉·강북에 GTX를 뚫겠다", "재개발·재건축을 빠르게 추진하겠다", "늘봄 학교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등의 약속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아마 김문수 후보의 심경은 상당히 착잡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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