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김문수로는 이재명 이길 수 없다는 것 모두 알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7일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세력으로의 후보 단일화는 이번 선거에 없다"고 다시 한 번 못박았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를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또렷하게 응답한다. 끝까지 싸워 끝내 이기겠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는 오는 29일 사전 투표를 이틀 앞두고 국민의힘이 김문수 대선 후보로의 단일화를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데 대해 최종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본인의 경쟁력을 부각했습니다. 그는 "최근 며칠간 민주당이 급발진 버튼을 누른 듯 가짜뉴스를 퍼트리면서 저를 몰아치는 이유가 있다"며 "오늘 공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저 이준석과 김문수 후보의 경쟁력 격차가 1%포인트로 줄었다"고 밝혔죠.
이준석 후보가 거론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보수 후보 단일화' 성사를 전제로 가상 양자 대결을 실시했을 경우에도 이재명 후보가 52%p를 얻어 42%인 김문수 후보와 10%p의 격차를 보인 반면 이준석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에도 이재명 후보는 51%p를 얻어 40%인 이준석 후보에 11%p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는 역시 말장난. 삼자대결로 가정했을 때는 이재명 후보 49%p, 김문수 후보 35%p, 이준석 후보 11%p로 이재명 후보가 오차 범위 밖으로 앞섰죠.
뭐 어찌됐든 이준석 후보는 "지난 조사에서 29%였던 (이재명 후보와의) 양자 대결 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40%로 퀀텀 점프를 했다. 동탄의 기적을 만들었던 바람이다"라며 지난해 총선 때 동탄에서 승리할 때도 비슷한 반전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추세대로라면 오늘 진행되는 조사에서는 제가 김문수 후보를 뛰어넘을 것이고, 내일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를 뛰어넘는 조사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김칫국을 마셨죠.
이준석 후보는 "김문수 후보로는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은 국민의힘 의원 모두가 잘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버티는 이유는 그들에게는 당선보다 당권이 우선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덕수 총리와 단일화하겠다는 공약으로 후보가 됐던 김문수 후보는 목적을 달성하자마자 그 약속을 무시했고, 국민의힘 후보가 되고 나서도 난데없이 저와의 단일화만 주야장천 외치면서 대국민 가스라이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죠. 이 후보는 "오늘 밤 마지막 TV토론을 보시면 판단은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며 "이준석에게 압도적 지지를 몰아달라.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촉구했습니다.
국민의힘, 단일화 접고 '3자 구도 필승론', "이준석 찍으면 이재명 돼(이찍이)"
국민의힘은 결국 전략 수정에 나섰습니다. 이준석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다시 한번 단일화를 거부한 것은 물론 되려 김문수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자 국민의힘은 당초 강조해온 '반명 빅텐트' 대신 '3자 필승론'을 내세우며 슬그머니 발을 뺐습니다. 당초 단일화를 통한 이준석 후보의 양보를 종용하면서 '대선 패배시 원인은 이준석 후보'라던 국민의힘 측의 압박을 "이재명 후보를 꺾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용기 있는 판단을 못한 책임은 져야 한다"며 고스란히 되돌려주자 할 말이 없어준 것이죠.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한국일보 주최 '2025 한국포럼'에 참석해 "개혁신당에서 단일화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다면 그 뜻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단일화가 없더라도 3자 구도에서 김문수 후보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날만 해도 "단일화 조건을 제시해달라"며 백지수표나 다름없이 이준석 후보에게 결정을 맡긴 것과 확연히 달라진 반응.
대신 국민의힘은 3자 필승론에 새로이 힘을 실었습니다.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표를 잠식하고 △국민의힘이 보수 지지층 결집에 성공하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이죠. 아울러 대구·경북(TK)을 비롯한 보수 우세지역 유권자가 이재명 후보를 찍지 않도록 하는 '방파제' 효과를 노리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김 후보는 중도 확장을 최대화하고, 이준석 후보는 진보 개혁성향의 유권자 지지를 최대화해 이재명 총통 체제의 등장을 함께 막아내자"고 강조했죠.
이제 승리의 선결 조건이 보수 지지층 결집인 만큼, 이준석 후보를 향한 '사표' 공세는 더욱 강화시킬 분위기입니다. 이른바 '이찍이(이준석을 찍으면 이재명이 된다)'라는 것이죠. 김문수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이준석을 찍는 표는 사표가 되고 우리가 본류라는 사실을 강조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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