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충격적인 끝내기 패배로 어부지리 정규리그 우승한 LG 트윈스
LG 트윈스가 2025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당하며' 2년 만에 정규리그를 다시 정복했습니다. LG는 1일 잠실야구장에서 있었던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7-3로 패배했으나, 같은 시간 인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한화가 9회말 역전 끝내기 패배를 당하면서 극적으로 우승을 확정지었습니다.
앞서 LG는 정규 우승까지 매직넘버 3을 남겨둔 채 대전 원정 3연전에 돌입했었습니다. 지난달 26일 1차전에선 한화에 1-4로 패배했지만, 27일 2차전에선 9-2 완승을 거두며 매직넘버를 1로 줄였죠. 하지만 한화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한 데 이어 한 지붕 두 식구인 두산 베어스에게도 일격을 당하며 패배했고, 1일 NC전마저도 패배하며 수세에 몰리며 결국 자력으로는 정규우승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고 말았죠. LG는 이날 요니 치리노스가 선발로 나선 가운데 좀처럼 공격에서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NC는 꾸준히 스코어를 쌓아가며 7-3으로 승리를 거두며 3일 SSG를 홈에서 이기면 가을야구 막차를 탈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직후 LG 선수단과 팬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인천에서의 한화-SSG전 중계를 한 시간 넘게 지켜봤습니다. 인천 경기가 쏟아진 비로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벌어진 상황이었는데요. 그런데, 인천에서 충격적인 경기 결과가 나왔습니다. 9회말 2아웃까지 3점차로 이기고 있던 한화 이글스가 마무리 김서현이 SSG에 2점 홈런 두 방을 얻어맞고 4실점하며 끝내기 패배를 당해버린 것. SSG 신인 이율예가 대타로 나와 끝내기 2점 홈런을 친 순간, 잠실구장은 난리가 났습니다. 경기 후에도 귀가하지 않고 1루 원정석을 지키던 LG 팬들이 우승의 순간을 마음껏 만끽했죠.
이로써 LG는 85승56패3무(승률 0.603)로 2023년 이후 2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에 성공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했습니다. 이번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LG는 통산 4번째(1990·1994·2023·2025) 정규시즌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됐고,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죠.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LG는 구단 네 번째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게 됩니다. 원년 구단 MBC 청룡을 인수해 1990년 재창단한 LG는 1990년, 1994년, 2023년 정규시즌 정상에 올랐고,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었습니다.
LG 우승의 1등공신, '염갈량' 염경엽 감독
LG가 지난 8월 7일 선두에 오른 뒤 단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은 건 '염갈량' 염경엽 감독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2024시즌 주전 선수들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후반에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짚었던 염 감독은 꼼꼼한 계획을 통해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부여하며 시즌 막판까지 달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염 감독은 시즌 중 무려 114개의 라인업을 돌렸고, 다양한 선수를 활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육성 부분에서도 성과를 냈죠.
LG 역사상 처음으로 2회 이상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사령탑으로 기록된 염 감독은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많았는데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버텼다"며 "첫 번째 목표를 어렵게 이뤘으니 2023년처럼 통합우승을 차지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LG의 주장 박해민은 "사실 매직넘버를 1남기고 전체적으로 투타 밸런스가 엇나가면서 타이 브레이크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SSG한테 도움을 받은 것 같아서 너무 고맙다고 말하고 싶고, 전 타이브레이크까지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부담감이 크다는 걸 느낀다. 그런 부담감이 사라져서 너무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죠. LG는 4일까지 휴식한 뒤 5일부터 한국시리즈에 대비한 훈련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우승 엠블럼에 서울 정체성 강조... 타 팬들은 '이순신 아니라 이율예 장군'
한편 우승 확정과 함께 공개된 2025시즌 정규리그 우승 엠블럼은 '서울을 대표하는 야구팀'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서울의 상징인 광화문의 이순신 장군 동상과 잠실야구장을 주요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LG 측은 "1545년 한성부 건천동(현재의 서울 중구 인현동)에서 태어나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모습은 치열한 시즌 끝까지 싸워낸 LG 선수단의 강인한 정신력과 투지를 상징하며, 잠실야구장은 트윈스의 집이자 팬들과 함께한 모든 순간의 무대를 의미한다"고 설명했죠. 두 상징적 요소를 결합한 이번 엠블럼은 '서울의 전사들'처럼 끝까지 싸워 승리를 쟁취한 팀의 자부심을 표현했하고 합니다. 또한 디자인 전반에는 서울 대표 구단으로서의 위상, 팬들과 함께 쌓아온 역사, 그리고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향한 도전 정신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요. 일부 야구 팬들은 엠블럼에 들어있는 것이 이순신 장군이 아니라 '이율예 장군'이라며 자력으로 우승을 하지 못한 LG를 놀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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