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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마지막 버킷리스트 '노벨평화상' 챌린지, 10년간 포기하지 않는 그의 집념, 하지만 올해도 힘들 것

자발적한량 2025.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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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는 7개의 전쟁 끝내...내가 수상 못하면 미국에 큰 모욕"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가 며칠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을 향한 집념이 보는 이들을 질리게 만들 수준에 다다랐습니다. 본인 스스로 노벨상을 탈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는 '셀프 추천', 노벨위원회는 원래 공정하지 않기 대문에 자신에게 상을 주지 않는다는 '음모론', 자신이 받지 못하면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는 '국격 프레임'까지 정말 다양하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나는 7개의 전쟁을 끝냈다"며 "모두가 내가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취임한 이후 인도·파키스탄 분쟁, 이란·이스라엘 분쟁 등 7개를 해결해 전 세계에 평화를 가져왔다는 이른바 '피스메이커론'이죠. 지난달 30일 미국의 장성들이 모인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의 연설에서도 동일한 주장을 하면서 "노벨상을 받느냐고? 절대 아니다.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에게 그것을 줄 것이다. 트럼프의 사고방식과 전쟁 해결에 대한 책을 쓴 사람에게나 줄 것"이라고 말하면서 "나는 수상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우리나라가 그것을 받길 원한다"며 자신이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하면 "우리나라에 큰 모욕"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2009년 이후 자신도 충분히 자격이 된다고 끊임없이 주장해왔습니다. 지난해 대선 캠페인 당시에는 "내 이름이 오바마였다면, 나는 10초 만에 노벨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트럼프 1기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존 볼턴은 "트럼프는 오바마가 노벨평화상을 받는 것을 보고, 오바마가 아무것도 안 하고 상을 받았다면 자신도 받을 수 있지 않겠냐고 생각했다"며 "그의 정치적 삶은 자기를 빛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노벨평화상이란 것도 그저 벽에 걸어두면 근사해 보이는 장식품일 뿐"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7월 트럼프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서한을 노벨위원회에 전달했고, 파키스탄, 캄보디아 등도 트럼프를 노벨평화상에 공식 추천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띄워줬죠.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18일 공개된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화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에 추천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그 문제(북한 문제)에 있어서 구체적인 진전이 있다면 그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다른 사람은 없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침착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트럼프 비판한 스웨덴 왕립 과학한림원

하지만 올해도 트럼프의 수상 가능성은 작다는 게 대체적 관측입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5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위원회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제 질서를 해체하고 있기 때문에 수상하지 못할 것"이라며 "위원회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원조 삭감으로 더욱 어려워진 환경에서 활동하는 인도주의 단체를 부각할 수 있다"고 전망하며 유엔난민기구(UNHCR)와 유엔아동기금(UNICEF) 등 유엔기구, 국경없는의사회 등을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워싱턴DC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일하게 '갑' 노릇을 할 수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노르웨이 밖에 없다"는 말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떠돈다고 합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무역 전쟁을 벌이며 '슈퍼 갑'이 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버킷리스트가 바로 노벨평화상 수상인데, 이를 결정하는 단체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이기 때문에 노르웨이만이 트럼프에게 당당할 수 있다는 취지의 농담이죠.

 

노벨 물리학·화학·경제학상 수상자는 스웨덴 왕립 과학한림원이 결정하지만 노벨 평화상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결정합니다. 위원 5명 모두 노르웨이 국적. 이러한 가운데 크리스티안 베르그 하르프비켄 노벨위원회 사무국장은 지난달 12일 AFP 인터뷰에서 "물론 특정 후보에 언론 관심이 쏠리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그러나 그것이 위원회 내부 논의에 영향 주는 일은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노벨 평화상을 제외한 다른 노벨상들의 수상을 결정하는 스웨덴 왕립 과학한림원의 일바 엥스트룀 부원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과학 및 교육 정책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엥스트룀 부원장은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파괴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학문의 자유는 민주주의 체제의 기둥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연구 측면에서 미국 과학자들이 수행할 수 있는 것과 수행이 허용되는 것, 출판 및 자금 지원 가능성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강조했죠. 비록 노벨 평화상을 결정하는 기관은 아니지만, 노벨상 선정 기관들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의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 내 여론도 냉담합니다. 워싱턴포스트가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와 최근 미국 성인 25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미국인의 76%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불과 22%에 그쳤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을 향한 질주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10년이 넘은 노벨상을 향한 질주가 올해 한번 좌절됐다고 멈출 리 없기 때문. 결국 임기 내내 노벨상 집착이 계속되고, 이를 위한 외교 '스펙쌓기'도 계속될 수 있다는 말이죠. 최근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구상'을 내놓고 양측에 이에 합의할 것을 압박하기도 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분쟁 해결' 성과로 제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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