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고 있는 땅/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트럼프 대통령의 미 전군 지휘관 회의 연설 정치적 중립성 유지 훼손 논란... 미 국방장관 "일반 병사는 수염 기르지 마라"

자발적한량 2025. 10. 1.
728x90
반응형

트럼프 대통령 전군 지휘관 회의 연설에 정치적 중립성 유지 훼손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열린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정치색 짙은 발언을 쏟아내 군의 '정치적 중립성 유지' 원칙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날 미 버지니아주 콴티고 해병대 기지에서는 전 세계에서 소집된 장성급 미군 지휘관들이 모여 '전군 지휘관 회의'가 열렸습니다. 연설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좌파 이념' 배격을 강조한 것을 비롯해 자신의 관세 정책과 국경 봉쇄, 주요 도시 범죄 척결 등을 성과로 언급하며 전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깎아내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던 참석자들은 최대한 무표정으로 일관했습니다. 지휘관들이 이렇게 절제된 태도를 지킨 것은 논란 촉발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됐습니다. 대통령의 연설에 호응할 경우, 특정 정파가 아닌 '헌법에 충성한다'는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깨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였죠.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군 수뇌부가 '정치적 이벤트'에 참석했다가 거센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는 점 역시 지휘관들의 신중한 태도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2020년 마크 밀리 당시 합참의장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 진압에 군을 동원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과 관련한 행사에 전투복 차림으로 참석했다가 커다란 반발에 직면한 뒤 공개 사과한 적이 있죠. 행사에 앞서 이미 국방부 고위 지도부에서는 지휘관들에게 현장에서 반응을 보이거나 환호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농담에 간간이 웃음이 나오긴 했지만, 행사 시간 대부분 장내에선 침묵이 감돌았습니다. 이를 감지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조용한 곳에 들어온 건 처음"이라고 말한 것을 비롯해 "손뼉을 치거나 웃어도 된다"며 "편하게 하라"고 했지만,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군 최고 지휘부를 상대로 선거 유세 스타일의 연설을 했다"며 "이는 정치와 군의 분리를 추구해온 수십년간의 선례를 중대하게 깨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로이터 통신은 "미군은 정치중립을 유지하고 미국 헌법에 충성하고 어떤 정당이나 정치 운동에도 속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런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에 지휘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정치적 발언에 반응하지 않았다고 짚었죠.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분쟁을 중재해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언급한 뒤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에게 노벨상을 줄 것이라고 말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다. 그건 우리나라에 큰 모욕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도 자신이 7개의 전쟁을 끝냈다며 "모두가 내가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고 주장한 바 있죠. 현재 전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체포 영장이 발부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상 후보로 추천하는 서한을 노벨위원회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웃픈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을 출발하면서 취재진에게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그 자리에서 그를 해고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대대적인 장성 해임이 바로 시행되지는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시작하면서 "내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 곳을 나가도 된다"며 "물론 당신의 계급도 날아가고 미래도 날아갈 것"이라고 말했죠. 

 

미 국방장관 '체력 기준 강화' 강조에 뉴섬 주지사 "총사령관(대통령)부터"

이날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더 이상 뚱뚱한 장군이나 제독, 과체중 병사를 보고 싶지 않다"며 미군의 체력 기준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전투 부대에서 뚱뚱한 병사들을 보는 건 지친다. 펜타곤 복도에서 과체중 지휘관들이 국가와 세계를 이끄는 모습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 아들이 체력이 부족한 병사나 무기 숙련도가 떨어지는 지휘관과 함께 복무하는 건 원치 않는다"며 "기준은 통일되고, 성별과 관계없이 높아야 한다"고 덧붙였죠.

 

이에 민주당 유력 잠룡의 한 명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X에 "그렇다면 총사령관(대통령 의미)부터 나가야겠군!"이라는 글을 올리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습니다. 해당 게시물에는 지난해 10월 맥도날드 유세 현장에서 찍힌 뚱뚱한 트럼프 사진이 함께 게재됐죠. 당시 트럼프는 일종의 '서민 행보'로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 창구에서 직원 복장을 하고 직접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나눠주었는데, 이는 국방부 장관은 과체중을 비난하는데 트럼프도 과체중이고, 비만의 주범인 패스트푸드를 트럼프가 직접 나눠주거나 본인도 좋아하는 것을 비꼰 것입니다.

 

미군, 수염 못 기른다... 미 국방장관 "새 보직이나 새 직업 찾으라"

이와 함께 헤그세스 장관은 종교적, 의학적 이유로 일부 군장병에 수염을 기르도록 허용하던 예외 규정을 90일 내 종료한다는 내용이 담은 각서에 서명해 지휘관 회의 이후 해당 각서를 발송했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각서에서 "외모 때문이 아니다. 안면 보호구 착용 등 생존과 임무 수행, 상호 호환성을 위한 조치"라고 예외 종료 배경을 설명했습니다만, 지휘관 회의에서는 "우스꽝스러운 수염의 시대는 끝났다"며 "전문적으로 보이기 위해 면도하지 않겠다면 새 보직이나 새 직업을 찾으라"고 속내를 내비쳤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사실상 모든 종교적, 의학적 면도 면제 혜택이 종료될 전망입니다. 새로 난 수염이 피부를 파고들어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면도피부질환(PFB)을 겪는 병사는 최대 12개월까지만 면제를 허용하기로 했는데, 12개월 내 치료를 마치지 못하면 강제 전역 대상으로 검토됩니다. PFB는 주로 흑인들이 겪는 질환. 게다가 2010년부터 허용한 시크교 등 종교적 이유에 따른 면도 면제 혜택도 사실상 종료됩니다. 개별 병사가 자신의 신앙심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 내부 심사를 받는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하죠. 다만, 그린배레, 네이비실 등 위장을 위해 수염을 기르는 특수부대에는 예외 적용을 유지하는데, 헤그세스 장관은 지휘관 회의 연설에서 "수염을 기르고 싶으면 특수부대에 들어가라. 일반 병사는 면도해라"고 말했습니다.

728x90
반응형

'내가 밟고 있는 땅 >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찰,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관련 4명 불구속 입건...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업무용 자료 저장소인 'G드라이브' 전소된 것으로 확인  (0) 2025.10.01
건군 제77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이재명 대통령 "일부 군 지휘관 불법계엄 당시 국민에게 총부리 겨눠"... 박정훈 해병대 대령에게 훈장 수여  (0) 2025.10.01
갤럭시 S10 -> 갤럭시 S25 울트라 -> 샤오미 레드미노트 14, 6년 쓰던 휴대폰 '윤석열 구속취소 청구 당일' 교체한 지귀연 판사  (0) 2025.09.30
김건희 특검팀 파견된 검사 전원, 민중기 특검에게 '원대 복귀 요청'... "중대범죄에 대한 검사의 중요성 직접 언론에 공보해달라"  (0) 2025.09.30
여성가족부,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돼 출범... '남성 역차별' 및 '고용평등정책'도 맡는다  (0) 2025.09.30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대국민서비스 647개 중단, 모바일신분증, 우체국 업무, 국민신문고 모두 마비됐다... 복구 장기화 우려  (0) 2025.09.27
조희대 대법원장 "세종대왕, 법을 왕권 강화 수단으로 삼지 않아" 발언에 '부글부글' 민주당, "오만한 궤변"  (1) 2025.09.23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 있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국과 마주 앉을 일 없고 그 무엇도 함께하지 않을 것"  (0) 2025.09.22

댓글

💲 추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