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가 지난 2월 윤 전 대통령 쪽이 구속 취소를 청구한 당일 6년 동안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갑자기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이 '룸살롱 접대 의혹'을 제기하자 이틀 뒤 불과 3개월가량 쓴 휴대전화를 다시 바꾼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통신사들이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 부장판사는 내란 혐의로 구속돼 있던 윤 전 대통령 쪽이 구속 취소를 청구한 지난 2월 4일 오후 3시 23분, 6년 동안 사용하던 '갤럭시 S10'을 최신형 모델인 '갤럭시 S25 울트라'로 교체했습니다. 지 부장판사는 6분 뒤 기존 '갤럭시 S10'으로 다시 교체했다가 다음 날 새벽 5시 '갤럭시 S25 울트라'로 완전히 교체했죠. 지 부장판사는 휴대전화 교체 한 달 뒤인 지난 3월 7일 관행을 깨고 구속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 단위로 계산해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리고 그를 풀어줬습니다.
그런데 지귀연 부장판사는 그로부터 석달 뒤인 지난 5월 16일 다시 휴대전화를 교체했습니다.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지 부장판사의 '유흥주점 접대 의혹'을 제기한 지(5월14일) 이틀 뒤였는데요. 지 부장판사는 5월 16일 오후 4시 2분 '갤럭시 S25 울트라'를 '샤오미 레드미노트14'로 교체했습니다. 그리고 5분 뒤 다시 '갤럭시 S25 울트라'로 바꿨다가 이틀 뒤인 5월 18일 새벽 5시 19분 '샤오미 레드미노트14'로 최종 교체했죠.
지 부장판사는 다음 날인 지난 5월 19일 윤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사건 재판 시작 전에 신상 발언 형태로 "삼겹살에 소맥을 마시면서 지내고 있다. 그런 곳에 가서 접대받는 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러자 민주당은 같은 날 오후 지 부장판사가 룸살롱에서 동석한 남성 2명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접대 의혹을 재차 주장했죠.
이에 대해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오늘(30일) "동석자들 모두 당시 대상 법관 재판부에 진행 중인 사건이 없었고, 대상 법관이 최근 10년간 동석자들이 대리인으로 선임된 사건을 처리한 적도 없다. 2023년 8월 9일 모임 이후 대상 법관과 동석자들 다시 만난 사실 없다"면서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직무관련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휴대폰을 바꾸는 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시점'과 '다운그레이드'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귀연 판사가 6년 동안 써왔던 갤럭시 S10을 갤럭시 S25 울트라로 바꾼 것은 바로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구속 취소를 청구한 당일이었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한 번은 우연이라고 할 수도 있죠. 그런데 '유흥주점 접대 의혹'이 불거진 이틀 뒤 지 판사는 왜 다시 휴대폰을 교체했을까요? 심지어 150만원 짜리 최신형 고사양 제품인 갤럭시 S25 울트라에서 한참 하위 등급인 갤럭시 A55 급의 40만원 짜리 샤오미 레드미노트14로 말이죠.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서 S25 울트라 기껏 사놓고 쓰다가 3달 뒤 샤오미 레드미노트14로 기변하고 싶으신 분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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