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당 연정 이탈, 자민당 정권 12년 만에 무너질까?
오는 21일경 일본 임시국회에서 차기 총리 선출이 예정된 가운데,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 독주 체재가 12년 만에 무너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혼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승리했을 때만 해도 아무리 자민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진 못했지만,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로 취임할 것이라는 것에는 누구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었습니다.
자민당은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하며 1955년 창당 이래 처음으로 중의원·참의원 모두에서 과반을 잃은 상태였고, 자민당이 정권을 유지하려면 예산안과 총리 지명에서 우위를 지닌 중의원에서 반드시 과반(233석)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자민당은 국민민주당을 연정에 끌어들여 과반을 맞추는 시나리오가 유력했죠. 하지만 그런데 지난 10일, 공명당이 자민당과의 연립 정권 이탈을 선언하면서 정세가 급변했습니다. 국민민주당 역시 자민당과 손을 잡을 이유가 사라진 것이죠.
현재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를 위협하고 있는 인물은 중의원 전체 의석수의 5%대에 불과한 일본의 제4당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 올해 쉰여섯인 다마키 대표는 재무성 관료 출신으로 2005년 정계에 입문한 '6선'의 비세습 정치인인데, 중도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그는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서 약진해 유력 정치인으로 떠올랐죠.
이에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지난해 10월 총선 이후 급속히 존재감을 키운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를 중심으로 야권 단일화를 추진, 정권 교체를 노리고 있습니다. 현재 중의원 의석은 자민당 196석, 입헌민주당 148석, 일본유신회 35석, 국민민주당 27석, 공명당 24석 순. 만약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 공명당에 일본유신회까지 합류할 경우 자민당을 웃도는 210석을 확보하게 됩니다.
지난해 10월 총리 지명 선거 당시 입헌민주당은 노다 요시히코 대표를 중심으로 야권 단일화를 호소했지만, 다마키 대표는 이에 협력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입헌민주당은 현재 정권 교체 실현을 위해 '총리직 양보도 불사한다'는 전략으로 선회, 일본유신회에도 협력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캐스팅 보트는 일본유신회... 자칫하다간 일본 우경화로 이어질 수도
결국 캐스팅 보트는 일본유신회에게 주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유신회와 공명당은 모두 오사카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지역구에서 경쟁하는 사이인데, 공명당의 연정 이탈로 정치적 성향이 자민당과 가까운 일본유신회가 오히려 자민당 연립 참여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죠. 두 당이 손잡을 경우 과반까지 2석이 부족하며, 우익정당인 참정당(3석) 등이 가세하면 과반 확보가 가능합니다.
한편 이번 공명당의 연정 이탈을 두고 일본의 아시아 외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명당은 '평화의 당'을 표방하며, 아베 정권 시절에도 우경화의 브레이크 역할을 해왔습니다. 다카이치 총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도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 이탈로 다카이치 총재가 자신의 정치 신념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기 쉬워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것이죠. 일본 정치권에서는 "한국, 중국과의 관계가 한층 냉각될 것"이라는 관측이 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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