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고 있는 땅/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국제중 부정입학 비리, 법의 철퇴란 이런 곳에 필요하다

자발적한량 2013. 5. 30.
728x90
반응형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은 멀쩡한 서류를 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영훈국제중학교에 입학한 것과 관련하여 논란이 된 것은 올해 초였습니다. 여론은 이와 관련하여 무척이나 부정적이었지만, 제 생각은 달랐었습니다. 아버지가 삼성전자의 부회장이고, 할아버지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라 할지라도 한부모가정 자녀 자격에 의한 사회적 배려자 전형에 해당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습니다. 아무리 집에 돈이 쌓여있고 가진 것이 많다고 할지라도 이 부회장의 아들이 아버지만이 있는 가정이라는 것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순 없는 것이죠. 그렇기에 이 입학에 대해서는 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사회적 배려자 전형에 해당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 부회장의 아들의 입학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다면 그것은 얘기가 달라집니다. 어떠한 전형이건간에 부정이 있다면 그것은 잘못이죠. 현재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영훈국제중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이 부회장의 아들이 올해 부정입학했을 가능성이 있는 학생 3명 중 한명이라고 합니다. 낮은 교과 성적에도 불구하고 주관식 채점 영역에서 만점을 받아 합격권에 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 상태인데, 이에 대해서는 검찰의 조사 결과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국제중학교의 국제중학교의 행태에 대해서입니다. 도대체가 법이라는 것을 깡그리 무시하는 만행을 저질렀더군요. 입시비리 의혹이 터진 뒤 서울시교육청 감사팀이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에 들이닥쳤지만 두 학교 모두 채점위원이 적는 입시서류를 없애버렸다더군요. 입시과정 중 작성되는 개인별 채점표를 모두 폐기해버려서 이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없게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의 감사결과를 보면, 채점 원자료가 파기되어 현재 보관중인 점수 일람표가 채점자의 최초 부여 점수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삼겹살이 나왔는데 원산지 표기가 되어 있지 않아 칠레산인지 국내산인지 아니면 구제역이 걸린 돼지를 잡은 것인지 아무 것도 모른채 그냥 '삼겹살이다'만 알 수 있는 것이죠.



두번째는 채점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지원학생의 정보를 가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치를 취하지 않아 채점자가 지원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가리고 안가리고가 그렇게 중요한가 싶을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중대한 일입니다. 아예 대놓고 부정을 저지르라고 판을 벌려준 거죠.



제가 다니는 음악대학의 입시 모습을 예로 들어보죠. 요새 음대 입시를 치를 때는 교복을 입지 못하게 합니다. 그 이유는 교복으로 예고 출신과 비예고출신을 분별해 낼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인사도 하지 않습니다.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지만 행여라도 심사자와 지원자간의 비리를 차단하고, 얼굴 확인을 쉽게 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함이죠. 그리고 많은 학교들이 입시를 비공개로, 그러니깐 막을 친다던지 해서 애시당초 볼 수도 없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로그인이 필요없는 추천 !

이 글에 동감하시거나 도움이 되셨다면 버튼 클릭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이란 인지를 하는 순간 이에 대해 어떠한 작용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토끼고기를 닭고기라고 속이고 먹게 하면 모르듯 말이죠. 더 쉬운 예를 들어볼까요? 어렸을 때 보았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연예인의 눈을 가린채 상자 안에 있는 무언가를 만져보고 맞추게 합니다. 연예인은 앞이 안보이는 상황에서 그 안에 있는 물체에 대해 엄청 조심스럽게, 혹은 두려움을 보이고 호들갑을 떨죠. 간혹 가다 강아지 같은 생명체가 들어있을 때는 아주 볼만합니다. 심지어는 상자 속 물체가 컵이나 책 같은 것임에도 난리를 치죠. 과연 이들이 눈으로 뻔히 보면서도 이런 반응을 보일까요? 눈으로 보면 두려움도 사라질 것입니다. 자의식에 물체에 대한 인지가 이미 되어있기 때문이죠. 입시와 관련해서 보안을 유지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인지, '선입견'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만들어진 서울시교육청의 지침에 따르면, 입시 관련 원자료를 포함한 문서 일체를 3년간 보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학생 인적사항에 대한 봉인 조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에 대해서 대원국제중의 한 교감은 "교육청이 지적한 개인별 채점표는 심사자 개인이 작성한 프리노트 형태였기 때문에 보관하지 않아도 되는 문서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시나요?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이 보여준 이러한 입시비리는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교육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 투명성과 공정성이 뿌리내리지 못하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80-90년대 뉴스에서나 나왔을 법만 후진국스러운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입시비리를 저질렀을 때 학교를 폐교시킨다던지, 관련자들을 화끈하게 징역살이 시킨다면 이러한 일이 벌어질까요?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이 이번과 같은 일로 국가가 학교를 빼앗아간다면 이러한 비리를 저질렀을까요? 법을 얼마나 만만하게 봤으면 이런 비리를 저질렀겠습니까.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과거 '두사부일체'에나 나올 법한 사립학교들의 비리가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현재 전 아나운서인 노현정의 자녀와 전두환의 며느리인 탤런트 박상아도 자녀의 외국인학교 부정입학과 관련하여 조사를 받고 있죠. 법의 철퇴. 바로 이런 곳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로그인이 필요없는 추천 !

이 글에 동감하시거나 도움이 되셨다면 버튼 클릭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728x90
반응형
LIST

댓글

💲 추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