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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우리 사회의 암적인 존재들

자발적한량 2014.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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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 일베에 대해 다루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영한 '일베와 헹게이 어디에나 있고, 아무데도 없다' 시청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그동안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사회적인 문제가 참 많이 거론돼 왔습니다. 이번 방송을 통해 일베가 더이상 한낱 커뮤니티가 아닌, 대한민국 사회의 암적인 요소에 대한 처리가 논의되길 희망해 봅니다.


일간베스트 저장소. 줄여서 일베라고 부르는 이 커뮤니티는 방송과 같이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쉽게 말해 '재활용도 안되는' 처치곤란들을 분리수거하는 차원에서 탄생하게 된 인터넷 커뮤니티입니다. 이들이 그동안 행해온 반사회적 행위들을 하나씩 나열해 보자면 끝이 없습니다. 제가 본 글만 해도 너무나도 많네요. '합법적으로 강간하는 법'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괜히 일베가 욕을 먹는 것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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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를 어떠한 한가지로만 분석하고자 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방송에서 언급했듯 이들을 소위 '보수 커뮤니티'라 지칭하며 마치 이들이 보수집단으로 보이게끔 만든 언론에게 책임이 있다는 말에 무척이나 공감합니다. 일베는 한가지 방향으로 생각하기에는 좀 복합적인 요소들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일베의 특징1, 진보 혐오


먼저 일베는 정치적으로는 보수적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이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며, 현 새정치연합과 같은 진보세력들을 '감성팔이'하는 '좌빨', '빨갱이' 등으로 몰아세웁니다. 이러한 이들의 시선에는 광복 이후 군사독재세력들의 논리와 그 맥락이 닿아 있습니다. 영화 <변호인>이 천만 관객 이상을 동원했다고 하니 그 영화로 비유를 해보자면, "애국이 뭔지 잘 생각해보라"며 헌법과 국민을 언급하는 송우석 변호사에게 "시끄러 이 빨갱이 새끼야"를 외치는 차동영 경감 같은 그러한 캐릭터. 


이렇듯 그들의 눈에 민주주의를 논하며 진보를 외치고, 보수에 반대하는 그 모두는 '종북세력'이 되고 '좌빨'이 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일베 국회의원'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발언도 수긍이 갑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에서 중국 측이 국정원의 증거가 조작된 것이라는 확인을 해주자 북한과 형제 국가이기 때문에 중국 측이 어떠한 의도를 갖고 문서를 조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촌극을 벌인 바 있죠?



뭐니뭐니해도 그들이 정치적 성향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바로 키워드 '노무현'입니다. 코알라와 합성하여 '노알라', '노 고무현 대전령'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이들은 온갖 드립과 합성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포함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롱하고 비하합니다. 천안의 한 호두과자 업체가 노무현을 비하하는 의도를 가진 '노알라' 스탬프를 찍어주는 것을 비롯하여 이들이 노무현·김대중 두 사람에게 보이는 모습은 정말 가관입니다.



일베의 특징2, 전라도 혐오


또한 일베에서는 전라도 그 자체를 싫어하고, 증오하고, 차별합니다. 우선 그 이면에는 광주 민주화 운동이라는 일베의 표현에 의하면 '성역화'된 사건이 근간을 이룹니다. 이들이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관을 앞에 두고 오열하는 가족을 두고 '택배 왔다'고 표현하는 등의 비하 발언을 한 것은 방송을 통해 보셨죠? 그들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폭동'이라고 부르며 북한 개입설을 기정사실화합니다. "광주는 총기를 들고 일어난 하나의 폭동"이라는 후안무치 발언을 한 전두환을 '전땅크'라고 추켜세우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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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이유 이외에도 그들은 일단 전라도라면 까고 봅니다. 방송에서 일베 회원이 말한대로라면 '경험'에 의해서라고 하는데요. 글쎄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라고 서울에서 사는 서울 출신 양친의 자식으로 태어난 제가 느끼기에 전라도 사람들이 나에게 피해를 준 적은 없는 것 같은데 말이죠. 그들은 고려 '훈요 10조' 등을 들먹이며 애초에 전라도는 배반의 땅이며, 뒷통수 치는 것을 즐긴다 등등 선입견에 의한 전라도 비하를 서슴없이 해댑니다.



일베에서는 전라도를 '7시'라고 표현합니다. 시계 7시에 위치해서인데요. 아예 외국으로 취급합니다. 전라도를 떼서 북한쪽에 붙여 두기도 하구요. '전라도에 갈 때는 항상 여권을 챙겨가라', '김대중 자서전을 들고 가면 위험한 상황을 막을 수 있다' 등 온갖 비하를 서슴치 않습니다. 거의 미개한 족속으로 여긴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요. '까보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까고 보니 전라도'라는 말로써, 자신들이 겪은 안좋은 일이나, 부정적인 사회적 이슈를 전라도로 연결시키고자 하는 일베의 발악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단어죠.



일베의 특징3, 여성 혐오


마지막으로 일베는 여성을 비하합니다. 한국 여자를 '김치년'이라고 지칭하는데요. 아줌마는 '쉰김치년' 등으로 응용하곤 합니다. 그러면서 외국 여성들에 비해 한국 여성들이 돈을 밝히며, 이기적이라는 등 거의 상종하지 못할 인간 수준으로 비하하곤 합니다. 전 이러한 의식 속에는 여성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봅니다. 이 부분은 약간 복잡하긴 합니다.



한국 사회가 과거에 비해 남녀 평등 사회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일부분은 오히려 남성이 역차별을 받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구요. 이러한 과정에서 남성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곤 합니다. 특히나 직접적인 차별을 받거나 불합리성을 느낀 경우엔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죠. 물론 저 역시도 여성이 국방의 의무에 대해 어떠한 방식이라도 책임감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역차별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일베는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고, 이를 여성에 대한 증오 또는 혐오로 표출해냅니다. '삼일한(여자는 3일에 한번씩 때려야 된다)'는 말을 무척이나 즐겨 사용하죠. 그러면서 여성에게 잘해주는 남성을 소위 '보빨남'이라는 저급한 언어까지 사용해가며 '배신자' 취급을 하고 조롱하죠. 



일베는 가장 크게 이 3가지 요소의 묘한 접점 속에서 이루어진 커뮤니티입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익명성'. 이 그늘 속에 숨어서 무슨 짓이던 벌이는, 제목 그대로 어디에나 있고, 아무데도 없는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이들에 의해 피해를 당하는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커다란 고통이죠. 인터넷의 익명성이 끼치는 악영향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일베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베의 인증, 자극적일수록 좋다!


그리고 추천 버튼이라 할 수 있는 '일베'를 받기 위해 숱한 인증을 하곤 합니다. 익명성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역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말그대로 자신이 한 일을 인증하는 겁니다. 방송에 나왔던대로 할아버지가 죽은 것, 라면을 쏟은 것, 대자보를 찢은 것 등을 인증합니다. 제가 본 것 중에선 여성과 함께 모텔에 간 것도 인증하더군요. 깔깔거릴 수 있는 소재, 자극적인 소재일수록 더 많은 일베를 받고 그러면 레벨이 올라갑니다. 익명의 그늘에서 그들을 그나마 나눌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레벨. 그렇기에 레벨을 올리기 위해 일베는 갈수록 극단적으로 치닫게 됩니다.



여성에 비해 컴퓨터 활용 능력이 대체적으로 높은 남성들이 절대 다수인 이들은, 그 힘을 바탕으로 '화력 지원'을 통해 여론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설정하기도 하죠. 이러한 부분이 정치권이나 연예계와 궁합이 맞아 일베가 홍보의 장이자 여론 형성의 창구로 그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터넷 상에서 일베의 영향력, 소위 '화력'은 왠만한 소셜커머스 사이트보다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점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이죠. 



세상에 대한 혐오로 똘똘 뭉친 이들, 위험하다


이번 SBS 방송을 통해서 일베가 얼마나 사회에 해악이 되는지, 독가스를 뿜어내는 암적인 존재인지 많은 이들이 알게 되었으면 합니다. 극단으로 치닫은 일베는 우리 사회에서 없애야 할 대상입니다. 하지만 없애기 힘들 것입니다. 괜히 '일베충'이라는 단어가 있는 것이 아니죠. 이들의 생명력은 질기며, 이곳 저곳에 기생하고 번식하며 오래도록 살아남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박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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