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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에서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향하는 배신자들...걸레는 빨아도 걸레다

자발적한량 2017.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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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는 빨아도 걸레'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닥을 닦거나 더러운 먼지를 닦던 걸레를 아무리 빨아봤자 사람의 몸을 닦는 수건으로 쓰지 못하는 것에 빗대어 쓰는 말입니다. 자유한국당에서 탈당한 의원들이 중심이 되어 창당한 바른정당을 두고 말하는 것입니다. 바른정당 소속 의원 14명이 오늘 오후 9시 30분경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긴급 회동한 후 이르면 2일 오전 바른정당을 탈당할 것임을 공식화했습니다. 


홍준표 후보는 이들과의 만남에서 "여러분이 도와주면 정권을 잡을 자신있다. 좌파에게 정권이 넘어가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취지로 이 자리에 온 것"이라고 말하며 본인이 정권을 창출하면 '박근혜 정권 2기가 아닌 홍준표 정권'이라며 떠났던 이들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의원들이 함께 하자고 자신을 부른 것 아니냐"며 "거기에 자신은 화답했다"고 얼굴에 웃음을 머금은채 자리를 떠났죠.


바른정당이 창당하게 된 것은 박근혜 씨의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홍위병이자 동반자, 한몸이었던 새누리당은 박근혜 탄핵을 두고 찬성과 반대로 갈렸습니다. 결국 새누리당 내에서도 다수의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며 탄핵이 가결됐죠. 이후 새누리당 내에서는 그간 주류였던 친박계와 비박계로 쪼개져 박근혜 정부와의 선긋기에 나섰고, 비박계가 행동에 나선 것이 바로 바른정당의 창당입니다.


본색 감추기에 나섰던 바른정당, 카멜레온이었을 뿐



바른정당 홈페이지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의 인사말을 살펴보면 "깨끗하고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바른정당이 출발했다"고 밝히며, "무너진 보수의 가치를 바로 세워 보수임이 자랑스럽고 당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호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말 속에는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인사(친박)가 아니다. 고로 같이 똥물 뒤집어쓰고 싶지 않다'라는 속내가 숨어있죠. 실제로 바른정당 내에는 새누리당의 비주류였던 김무성·유승민계가 포진하고 있구요. 바른정당은 소속 의원인 황영철·장제원·이혜훈 의원 등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맹활약하는 등 '깨끗한 보수'라는 이미지를 덧칠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도 박근혜 씨, 친박 세력과 정면으로 부딪히며 쓰러졌던 유승민 의원을 대선후보로 선출하기에 이르렀죠.




하지만 바른정당과 유승민 후보의 이번 대선은 사실상 실패했다는 결과지를 이미 받았습니다. 자신들이 탈당한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를 두고 '무자격자'라며 비판했지만 홍준표 후보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게조차 두 배 이상 추월당한 상태. "TV토론이 시작되고 나면 지지율이 반등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호언했던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은 오르지 않았습니다. 유 후보가 토론회에서 보인 모습은 깨끗한 보수, 반성한 보수가 아니라 자신들은 과거 새누리당과 전혀 상관없다는 듯 입을 닦고 상대 후보들을 무시하는 듯한 모습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 것이죠. 김무성 선대위원장이 다음 대선을 운운할 정도면 말 다했죠.


사람의 본성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드러난다



이렇게 패색이 짙어진 상태에서 바른정당은 중대한 결단을 하려는 움직임을 시작했었습니다. 바로 단일화. 의원총회를 열어 어짜피 승산이 없다는 판단 하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3자 단일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죠. 하지만 유승민 후보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완주 의사를 수차례 밝혔고, 국민의당에서는 거부를, 자유한국당에서는 국민의당을 제외한 연대에 대한 수용 의사를 밝혀오며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 다음 선택지는 바로 '회귀(回歸)'. 그들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죠. 홍준표 후보를 내세운 자유한국당은 선거기간 초반만 해도 당의 파산을 걱정해야 할 정도였지만, 현재 지지율 16%를 돌파하며 선거비용 전액 보전마저 확보했다는 성취감에 부풀어 있습니다. 박근혜 씨가 똥을 바가지로 싸놓은 상황에서 이 정도면 충분히 성공을 거두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인 것은 맞습니다. 그만큼 대한민국 국민들이 여전히 우매하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요.




이 지점에서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은 '내가 이러려고 바른정당에 왔나'하는 좌절감·자괴감이 들었을 것입니다. 국정농단의 비호세력이자 한몸인 자유한국당과 선을 긋고 '깨끗한 보수'를 외치면 유권자들이 선택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는데, 자신들이 아닌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며, 돼지흥분제를 구해 벌이려던 강간 모의에 동참했던 후보가 자신들의 후보보다 지지율이 앞서는 모습을 보며 좌절을 느꼈겠죠. 또한 현재의 지지율로 살펴볼 때 선거비용의 반액도 보전할 수 없어 바른정당이 파산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느꼈을 테구요. 정당정치와 정치자금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니까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MS오피스' '사퇴하십시오!'로 유명하신 이은재 의원이 바른정당 탈당 및 자유한국당 복귀를 결행하며 회귀한 국회의원 1호가 되었습니다. 여론에서는 이은재 의원의 회귀가 신호탄일 뿐 추가적인 탈당이 쏟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죠. 아니나 다를까, 결국 오늘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몰려가 홍준표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과 함께 바른정당 탈당을 결행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 홍준표 후보와의 '귀순 협상'에 참여한 바른정당 의원들은 권성동·김재경·홍일표·여상규·홍문표·김성태·박성중·이진복·이군현·박순자·정운천·김학용·장제원·황영철 총 14명입니다.



홍준표 후보는 지난달 30일 부산 구포시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내보내주세요"라는 한 상인의 말에 "대통령 되면 박근혜 내보낼게"라며 박근혜 씨의 석방 및 사면을 입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권성동 의원은 법사위원장으로 박근혜 탄핵심판에 국회를 대표하여 참여했고, 김성태 의원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조특위 위원장을 맡았으며, 장제원·황영철 의원 역시 국조특위에서 빛나는 활약을 벌인 인물들이죠. 황영철 의원은 청문회에서 자신의 차례가 되자 "곧 새누리당을 떠날 황영철 의원입니다"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기도 했죠?


바른정당을 떠날 이들을 향해 이준석 바른정당 당협위원장은 "배신자들은 그들에게 과분한 칭호라고 본다. 적절한 칭호는 저렴한 표현이지만 '쫄보'라고 본다"며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역시 얼마 전엔 "한 번 배신하는 자들은 두 번 세 번 배신하게 돼 있다. 후보가 한창 달리고 있는데 당원들이 뒤 발목을 잡아 넘어뜨린 꼴. 그럴 줄 알았다"고 일갈한 데 이어 지난 30일에도 "우리당 캠프분들, 제발 바른당엔 기웃거리지 좀 말자. 그 표 우리한테 안온다. 보수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다. 협상을 하더라도 사람과 해야지 않겠다"고 비난했죠.



이번 탈당 예원 의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여전히 바른정당의 덩치크신 어떤 분의 그림자가 자꾸만 아른거립니다. 제가 일베의 영웅 김진태 의원의 말에 동조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정말 그의 말대로 배신자는 언제라도 다시 배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바른정당 의원들이 너무나도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적폐 청산의 날이 왔을 때 '우리가 청문회에서 큰 공을 세웠다'며 큰소리 치는 모습을 보게 될까 걱정이었는데, 참으로 잘됐습니다. 적폐가 자진해서 다시금 똘똘 뭉쳐주니 굳이 힘들게 분리수거를 할 필요가 없어졌네요. 골인점 통과해보겠다고 벅벅 기어서 들어오고 있는데 등 뒤에서 칼 맞으신 유승민 후보에게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당신이 보수라고 외치는, 당신이 속해있는 정치진영인 대한민국 적폐세력의 모습입니다. 꼭 맞아봐야 아픈 줄 아는 사람들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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