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8시 17분경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우성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 현재까지 1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불은 아파트 4층에서 발생했는데요. 주민들에 의하면 '펑'하며 무엇인가 터지는 소리가 들리며 유리파편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사상자 중 2명은 전신에 화상을 입고 4층에서 1층으로 떨어졌다고 하는데요. 다행히도 화단 쪽으로 떨어져 즉사하지는 않았지만, 중태에 빠진 상황.
앞서 관악우성아파트에 불이 나기 전인 오전 8시 4분경 화재 현장에서 1.5km 떨어진 빌라에서도 "남성이 화염 방사기를 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었습니다. 경찰은 이 빌라 쓰레기 더미에서 난 화재 또한 해당 남성이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죠. 용의자는 사건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알고보니 과거 이 관악우성아파트의 거주민이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름통이 든 오토바이를 끌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한 뒤 화재 현장으로 이동한 용의자의 거주지에는 "엄마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딸에게 "할머니 잘 모셔라"라는 메시지, 그리고 "어머니 병원비로 쓰라"며 현금 5만 원이 함께 놓여있었다고 합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견된 용의자의 오토바이 뒤에는 기름이 가득 채워진 기름통이 있었고, 용의자는 이 기름을 농약 살포기에 넣고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저녁에 피해주민과 용의자가 폭행 시비가 있어 신고가 접수됐다"며 "상호 시비였고 처벌 불원서를 써서 형사처벌은 안됐다"고 말했습니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용의자로 특정된 60대 남성은 평소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빈번했다고 합니다. 해당 아파트에서 3년 넘게 근무한 경비원은 "4층 사모님이 1년 넘게 층간소음으로 아랫집이랑 싸웠다"며 "한참 그러다가 3층 남자가 이사를 가고 화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죠. "4층 말고 5·6층에서도 아랫집에서 뭘 두르리는 소리가 난다고 민원을 넣었다"며 "사실 소음문제가 많았다. 아파트를 허물 때가 됐어도 이런 일은 없었는데 몇 년 전에도 소음 때문에 경찰이 온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6년째 같은 아파트 맞은 편 동에 사는 장하나씨는 "이 아파트가 원래 엄청 오래되고 벽이 워낙 얇아서 층간, 옆집 이웃 간 싸움이 흔했다"며 "서로 죽이네 마네 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고, 같은 동 3층에 사는 한 거주민은 "평소에 욕하는 사람이 있었다"며 "작년 11월에 퇴거해서 나갔다. (용의자가) 3층에 살았을 때 나도 피해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은 "화재가 발생한 동은 임대아파트라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다"며 "불이 나도 대피를 안 하시길래 '도망가라'고 외쳤지만 어르신들은 꿈적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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