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쿄 올림픽에서의 욱일기 사용에 대해 답변을 회피하면서 사실상 욱일기 사용을 방관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산케이 신문은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내년 올림픽에서 욱일기를 경기장 반입 금지 품목으로 상정할 예정이 없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직위원회에서는 욱일기가 일본에서 널리 쓰이는데다, 깃발 자체가 정치적 선전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라는데요.
이와 함께 SBS·JTBC 등 국내 언론들이 IOC에 도쿄 올림픽에서의 욱일기 사용 금지를 권고할지를 묻는 서한에 대해 IOC는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답할 수 없다" 등의 답변을 내놓으며 정확한 답변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IOC는 일본 체조선수들이 욱일기 문양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한 것에 대해 아무런 징계를 내리지 않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대비되게 2017년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일본 팬들의 욱일기 응원에 대해 벌금 징계를 내렸죠.
한편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욱일기가 주변 국가들에게 과거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은 일본 측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일본 측이 겸허한 태도로 역사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IOC에 욱일기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민간에서도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욱일기(旭日旗).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일본 열도가 아시아의 동쪽에 있기에 태양이 떠오르는 곳이라는 인식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국기인 일장기 다음으로 일본에서 널리 사용되는 깃발인데요. 육군자위대와 해군자위대가 공식기로 사용하고 있어서 '자위대기(自衛隊旗)'라고도 부르죠. 고대 아스카 시대부터 사용되어 에도 시대부터 일본의 전통적인 국가의 상징으로 쓰여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욱일기가 1870년 5월 15일 전쟁 깃발로 채택된 이래 1945년 8월 15일 제2차 세계대전에서 항복할 때까지 일본 제국의 군기로 사용되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한국 등에서는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죠. 1945년 패전 이후 욱일기는 사용이 중지되었다가 1954년 자위대가 창설되며 다시 쓰이기 시작했는데, 특히 과거 일본 제국 해군의 인사가 거의 그대로 주축이 되어 창설된 해상자위대는 일본 제국 해군 시절과 동일한 16조 욱일기를 사용하고 있죠.
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욱일기를 신년 이미지나 대어기, 축제기로 생각하며 일본 제국의 상징으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물론 극우 세력들은 욱일기의 정치적 목적을 명확히 인지하고 사용하지만요. 이렇듯 일제의 침략 피해국가와 일본의 인식 차이로 인해 현재까지 논란이 이어오고 있는 것이죠. 중국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욱일기의 사용에 대해 사회적인 지탄이 쏟아지곤 합니다.
문제는 서방 국가들은 이에 대해 거부감은 물론이고, 애초에 관심 자체가 별로 없다는 데에 있습니다. 자신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겪었던 독일의 나치에 대해서는 무척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하켄크로이츠의 사용에 처벌까지 가하는 것에 비하면 무척 대조적이죠. 오히려 이 문양을 좋아해서 가방, 티셔츠 등에 즐겨 사용될 정도.
결국 국제사회의 영향력의 한계로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욱일기에 대해 여론전을 펼치고 거부반응을 드러낸다 한들 서양인들은 단지 한국인의 이러한 모습을 너무 예민한 반응으로 치부해버리면 끝이니까요. 당장 일본과 태평양 전쟁을 벌였던 미국도 주일미군의 부대마크에 욱일·욱광 문양을 심심치 않게 사용하고 있으니... 국제사회를 설득하는 것이 어렵다면 우리 국민만이라도 이 문양이 사용된 제품을 쓰는 일은 결코 없었으면 하네요. 정말이지 마음에도 안들고, 한편으론 서글프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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