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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이 발암가능물질로 분류? 기레기 선동의 진실

자발적한량 2023.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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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코카콜라 마니아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김치냉장고 한 칸에 코카콜라 뚱캔을 한가득 채워놓고 마셨고, 인도에 와보니 2L 코카콜라 페트병이 85 INR (약 1,360원)여서 친구들에게 농담삼아 "여기 콜라값이 싸서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다"고 말할 정도였죠. 한국은 500ml 페트병이 편의점에서 2,200원이니까요. 

하지만 최근 들어 한 가지 바뀐 게 있습니다. 선택권이 없을 때는 그냥 오리지널 코카콜라를 마시지만, 집에서 마실 용도로는 코카콜라 제로 슈거를 구입한다는 점입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좀 건강을 생각해야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하루에 2L 가량의 탄산음료 및 유제품을 마시는데(제가 생수를 전혀 마시지 않습니다), 콜라만 줄창 마셔대다보니 하루에 콜라로 섭취하는 설탕이 얼만큼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아서요.

 

코카콜라 제로슈거는 0kcal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결국 콜라지 싶겠지만, 진짜로 살이 안찌죠. 콜라를 마셨을 때 살을 찌게 만드는 원인은 결국 설탕인데, 코카콜레 제로슈거에는 설탕이 한 톨도 들어가지 않거든요. 그럼 과연 어떻게 단맛을 내냐? 바로 인공감미료입니다. 코카콜라 제로슈거에는 원래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이 들어갔으나, 현재는 아세설팜칼륨과 스크랄로스가 들어가고 있죠. 솔직히 맛은 오리지널 코카콜라가 훨씬 좋지만, 코카콜라 제로슈가 역시 그러려니 하면서 먹습니다. 나중에 마시고 싶어도 발가락 발목 잘라내야 할까 두려워하는 것보단 이 정도 선에서 타협하자 하는 마음으로...

오늘 포스팅의 주인공은 제가 위에서 언급했던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입니다.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는 인공 감미료입니다. 설탕과 달리 뮤탄스균이 이를 분해하지 못해 충치를 유발하지도 않구요. 아스파탐은 미국의 화학자 제임스 M. 슐래터가 위궤양에 치료할 약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물질을 합성하던 중에 우연히 발견하였다고 하죠. 이렇게 아스파탐은 제임스 M. 슐래터가 근무하던 G. D. 설 & 컴퍼니에서 최초로 개발되었으나, 현재의 대량 양산 제법을 개발한 것은 미원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아지노모토를 만드는 회사인 일본의 아지노모토입니다. 한국에서는 CJ 제일제당이 1980년대에 합성 및 생산에 성공했죠.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아스파탐의 1일 권고 섭취량은 50 mg/kg 이하로, 이는 과거 코카콜라 제로슈가가 아스파탐을 사용했을 당시 기준으로 살펴볼 때, 355 mL 캔 하나에 87 mg이 들어가 있으므로, 총 34캔(12.7 L)을 마셔야 하는 양입니다. 즉, 봉지째 입에 한 바가지를 털어넣지 않는 이상 이를 넘길 일은 없다는 소리죠. 이 기준이 권고량을 넘는다고 해서 반드시 부작용이 생긴다는 말도 아니구요. 한국의 경우 장수막걸리로 대표되는 여러 브랜드의 막걸리를 비롯해 삼배주와 같이 주정을 섞는 청주, 소주 등에 사용되고 있죠.

 

그런데 지난 2일, 로이터통신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등이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 2B군으로 지정할 것이라는 보도를 하여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아스파탐은 체내에서 대사 과정을 거쳐 아스파트산(40%)과 페닐알라닌(50%), 메탄올(10%)로 분해되는데, 여기서 만들어진 메탄올이 다시 간에서 대사되면서 폼알데하이드 같은 1군 발암물질로 분해되기 때문에 잠재적 위해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일부 있었거든요. 하지만 아스파탐으로 인해 발생하는 메탈올은 음주로 섭취하게 되는 메탈올의 양에 비해 극히 적은 양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리 신경쓸 부분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죠.

국제암연구소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 합동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JECFA)는 각각 독립적으로 연구한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에 대한 평가 결과를 오는 14일 동시에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국제암연구소는 약 1,300건의 연구를 분석해 아스파탐의 위해성 여부를 판단하며,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는 아스파탐의 일일섭취허용량과 식이 노출평가 등을 평가해 한국시각으로 7월 14일 오전 7시30분경 국제학술지 더 랜싯 온콜로지(The Lancet Oncology)에 온라인으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이에 대해 미국 보건당국에서는 국제암연구소와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의 평가 결과가 상충될 경우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세계보건기구에 서한을 보냈지만, 세계보건기구 측은 상호보완적일 거라며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발암가능물질 2B군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암연구소는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로 특정 물질을 1군부터 3군까지로 등급을 나눠 분류를 해뒀는데요. 1군 발암물질은 인체에 암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가 충분한 경우입니다. 담배, 술 등이 있죠. 2A군은 발암추청물질로 '인체 발암에 대한 일부 제한적인 근거'가 반드시 있고 '동물 실험'이나 '강력한 발암 기전' 둘 중 하나가 충족돼 1군 만큼은 아니지만 발암성이 있다고 추정하는 물질로, 65도 이상 뜨거운 물이나 붉은 육류가 대표적입니다.

2B군은 발암가능물질로 '인체 발암에 대한 일부 제한적인 근거' 또는 '동물실험'이나 '강력한 발암 기전' 셋 중 하나가 충족돼 2A군만큼은 아니지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물질입니다. 여기에서는 알로에 추출물, 김치 등의 절인 채소류와 휴대폰 전자파도 포함됩니다. 마지막으로 3군은 발암물질로 분류할 수 없어 인체에 암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한 경우.

 

즉, 등급대로 따지고 보면 아스파탐은 붉은 육류나 65도 이상의 뜨거운 물보다 인체 발암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인데, 설령 국제암연구소가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 2B군으로 지정한다한들 이에 대해 '아스파탐이 발암가능물질로 지정되었다'며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특히나 물 펄펄 끓여서 컵라면 먹고, 테이블에 둘러 앉아 부글부글 끓는 찌개며 전골 떠먹고, 김치 없이는 못사는 한국인들은 말이죠. 벌써부터 언론에서 '제로콜라만 찾아마셨는데...' 등으로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기사를 써대고 있길래 가벼운 마음으로 오늘의 포스팅을 합니다. 그런 기사 적은 기자들은 앞으로 소주 마시면서 삼겹살이나 꽃등심 구워먹는 거 볼 때 키보드 못 두드리게 바늘로 찔러주는 게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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