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일 장관급 직책인 대통령 문화체육특별보좌관(이하 문화특보)을 신설하고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임명했습니다. 임명 전부터 유인촌 문화특보는 그동안 문화예술 정책과 관련해 다양한 자문 역할을 해왔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중앙대 연극영화학과와 같은 동 대학원을 나온 유인촌 문화특보는 그간 연극배우와 연출가로 활동해오다가 이명박 정부 출범과 동시에 문화부 장관에 임명되어 약 3년간 재직했습니다. 당시 문화부 2차관이 바로 김대기 현 대통령 비서실장이었죠.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재임 당시 한국 정부 관료사의 획을 긋는 명언을 남긴 인물입니다. 2008년 10월 24일 국회 국정감사 당시 기자들을 향해 "사진 찍지 마! XX, 찍지 마!"라고 반말에 삿대질과 욕설을 쏟아내며 주먹을 휘두른 것. 당시 유인촌 문화특보는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경제파탄의 책임을 추궁하면서 '사기극' '이명박의 졸개' 등의 표현을 사용한 터라 약이 바짝 올라 있던 상태였는데요. 보좌진들이 뜯어 말려 회의장을 나가면서도 "XX, 성질이 뻗쳐가지고 정말, XX 찍지마!"라고 계속해 욕설, 반말, 삿대질을 해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후 "찍지마 XX"은 하나의 거대한 밈이 되어버렸죠.
그에 대한 논란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2009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의 폐지에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하는 학부모에게 세뇌라는 막말을 한 것을 비롯해,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학생에게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중 "얼른 가 공부해라. 엉? 뭐하러 고생하고 있니?"라고 비아냥거려 구설수에 올랐죠.
논란은 피겨여왕 김연아와 얽힌 '회피연아' 사건에서 정점을 찍습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의 귀국장에서 축하 꽃다발을 걸어주던 유인촌 문화특보는 어깨에 손을 대고 포옹을 시도했는데, 김연아가 뒤로 물러서며 거부하는 듯한 제스처를 보였죠. 이 영상을 본 네티즌들이 비난을 쏟아내자, 문체부는 "유 장관이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하려 했으나 마치 성추행을 하려는 듯한 모습으로 동영상을 편집해 올려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며 명예훼손으로 해당 동영상을 올린 네티즌을 고소하죠. 이러한 사실까지 더해져 논란이 더욱 거세지자 그제서야 "이메일로 사과를 받고 취하했다"며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위에 나열한 논란들은 유인촌 문화특보의 언행에 관한 것이었다면, 문화부 장관으로서의 정치적 논란은 더욱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이종걸 의원이 말했던 대로 '이명박의 졸개'이자, 네티즌들이 '정권의 홍위병'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던 것. 그도 그럴 것이 진보 성향 문화 예술인들을 찍어내는 데 앞장섰기 때문이죠.
2008년 11월 임기 만료 1년을 앞둔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이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고, 같은 해 12월 임기가 1년 9개월 남은 김정헌 문화예술위원장은 해임되었습니다. 2009년 5월엔 황지우 한예종 총장이 문화부 표적 감사에 반발해 사퇴하자 교수직까지 박탈해버리죠. 이러한 그의 갈라치기는 결국 법원에서 모두 위법 판결을 받았습니다. 2011년 1월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유인촌 문화특보의 갈라치기에 대해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죠.
그랬던 그를 윤석열 대통령이 왜 재발탁을 했을까요? 바로 그의 이러한 성향이 윤석열 대통령의 입맛에 딱 맞아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제18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특정 산업의 독과점 구조, 정부 보조금 나눠먹기 등 이권 카르텔의 부당 이득을 우리 예산에서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서 낱낱이 걷어내야 한다"고 말하며 2024년도 예산안에서 정부 보조금 지급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유인촌 문화특보가 장관 재직 당시인 2010년에도 한국문학평화포럼, 한국작가회의,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등 여러 진보 성향 문화예술단체에 가던 문화예술위원회의 문예진흥기금이 끊겼죠.
이러한 시점에서 장관급 직책을 신설해가면서까지 유인촌 문화특보를 데려다 앉힌 윤석열 대통령. 그 외에도 이재오 전 의원이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에 임명됐고,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내정되어 있는 등 MB맨들의 귀환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누굴 데려다 앉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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