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고 정말 아연실색했습니다. 지난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글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A씨는 "여자친구가 초6 담임인데, 반 남학생 중에 문제아가 있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조언을 구했습니다. 글 속에서 A씨는 "예전에도 교실에서 '선생님은 남자만 잘 꼬시죠'라는 발언을 해서 여자친구가 주의를 준 적이 있는데, 오늘 메신저로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며 카톡 캡쳐 이미지를 올렸는데요. 해당 남학생은 "야 이 XX아. 뜨거운 밤 보내. XX"라며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A씨는 "예전에 저희가 데이트하는 모습을 이 학생이 본 적 있다. 그 이후 저런 식의 언행을 한다"면서 "비슷한 경험 겪어 보신 선생님들께 조언을 구한다"며 ""마음 같아서는 강제 전학 갔으면 좋겠다. 여자친구가 힘들어하는데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마음이 불편하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죠.
네티즌들이 "학부모에게 알리라"고 조언하자 A씨는 "부모님이 답이 없었다"면서 "교권위원회 열면 아동학대 프레임으로 무마시킨다는데 잘 해결될 가능성이 있냐" "회사 같으면 상사한테 말하면 될 텐데 학교에서 윗분들이 잘 커버해주실지 모르겠다" "교권 추락 상황이 안타깝다" 등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이에 한 네티즌이 자신을 10년차 교사라고 밝히면서 "교권보호위원회 무조건 열어라. 아동학대 고발당해도 교권위 열고 정신과 가고 병가 쓰고 그동안 아동에게 당했던 것, 훈육했던 것 기록 잘 남겨두셨으면 아동학대 혐의없음 나올 것" "저건 선 넘었다. (학생이) 저렇게 명백한 증거를 남겨준다면 교권위 열고 병가 쓰면 된다. 겁내지 말고 차근차근히 해 나가라"고 조언했죠.
작년에도 '내가 교사의 길을 포기한 이유 -여교사를 교단에서 촬영한 남학생 영상을 보고-' 포스팅을 통해 교권 추락에 대한 글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저 역시 교육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터라 교원 자격증을 갖고 있지만, 교사의 길을 걷진 않았습니다. 교육 현장에서의 교권 추락에 도저히 그 길을 걸을 마음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학생이었을 때는 교과서를 갖고 오지 않으면 손바닥이나 엉덩이를 당구채/장구채/플라스틱 자로 맞거나, 수업시간에 졸아서 교실 뒤에서 두 손을 든채 무릎을 꿇고 있거나 하는 모습이 일상이었습니다. 심한 경우는 선생님이 구둣발로 걷어차기도 이러한 체벌이 정당하다고 주장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하지만, 학교라는 공동체 속에서 교사는 학생들을 통솔하고, 교육현장을 무너뜨리는 학생들에게 제재를 가할 수단이 분명 필요합니다.
저 메시지를 보낸 학생의 모습이 현재 아이들에게서 보여지는 보편화된 모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 학생들의 머릿속에 있는 교사의 위상은 과거와는 분명히 다릅니다. 과연 현재 학생들에게서 스승이라는 개념을 갖고 있는 이들을 얼마나 찾을 수 있을까요?
결국 문제는 가정 교육입니다. 학교에 가기 전에 선행되어야 할 가정 교육의 부재,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심어준 인식이 이런 식으로 고스란히 표출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교사를 존중할 줄 모르는 학생들은 사회에 나와서 그 누구도 존중할 줄 모를 가능성이 지극히 높다는 것입니다.
저 메시지를 보낸 학생이 불과 초등학교 6학년생이라는 점이 충격적이기만 합니다. 저 학생의 부모는 과연 저 학생을 어떻게 양육했고, 이번 사태를 두고 어떠한 반응을 보일까요? 애가 철이 없어서? 애가 그럴 수도 있지? 선생이 왜 그런 모습을 애한테 먼저 보였나? 아직 어린 애인데 이렇게 몰아세워도 되는 거냐? 전 이런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인 소망으론 반드시 저 학생이 크든 작든 자신의 언행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입과 손가락을 함부로 놀리면 어떤 불이익이 오는지 온 몸이 전율할 수준의 강도로. 안그러면 그 다음에 저 학생이 할 행동을 선생님을 폭행하는 것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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