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 스케이팅은 물론 세계 피겨 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로 쓴 '피겨여왕' 김연아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은 러시아의 소트니코바, 은메달은 김연아의 차지였습니다. 당시 김연아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2연패를 노리고 있었던 터라 한국 국민들의 아쉬움이 무척 컸었는데, 아쉬움과는 별개로 소트니코바가 회전수 부족, 착지 실수 등 미흡한 경기를 선보였음에도 우승을 해 판정 논란이 일었던 바 있습니다.
이후 있었던 갈라쇼에서는 수준 이하의 무대를 보여주면서 혹평을 넘어서 코미디라는 비아냥까지 나왔었죠. 아직도 형광 나방같이 허우적거리던 소트니코바의 모습이 기억나는데요. 마치 자신의 실력이 거품이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로는 주요 국제 대회에서 제대로 된 성적을 낸 적이 한 번도 없이 자국 내에서조차도 관심을 잃은 채 소리소문없이 은퇴를 했습니다.
2016년,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러시아 국가대표팀에 대한 도핑 스캔들이 터졌죠. 그런데 세계반도핑기구(WADA) 독립위원회를 이끈 캐나다 법학 교수 리처드 맥라렌의 2차 보고서에 따르면 소트니코바의 소변 샘플에도 훼손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는 샘플을 열었거나 그것을 조작했을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었죠. 하지만 IOC 징계위원회의 조사 결과 소트니코바는 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도핑 사실을 폭로한 그레고리 로드첸코프 전 러시아반도핑연구소 소장 역시 소트니코바는 조직적인 대규모 도핑 조작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소트니코바의 도핑 논란은 사그러드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2023년 3월 13일, 소트니코바는 러시아의 인플루언서인 릴리아 아브라모바와의 인터뷰에서 "2014년 도핑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며 "난 두 번째 테스트를 받아야 했고, 다행히 두 번째 샘플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징계받지 않았다"고 밝히며 다시 논란이 재점화됩니다. 현재 세계반도핑기구는 IOC 측에 이에 관한 의견을 요청한 상태죠.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체육회가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를 통해 해당 자료 및 과거 사례 등을 모아 IOC에 소트니코바에 대한 재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알려졌습니다. 만약 IOC가 대한체육회 요구를 받아들이면, 2014년 수집된 소트니코바의 1, 2차 샘플을 다시 재조사하게 됩니다. 규정상 채취된 선수들의 혈액 및 소변 샘플은 10년동안 폐기하지 않기 때문이죠.
만약 재조사를 통해 소트니코바의 도핑이 적발되기라도 한다면, 그녀의 금메달은 박탈되고, 이는 김연아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실제로 최근 행정가로 변신한 역도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4위를 했지만, 동메달리스트인 아르메니아의 흐리프시메 쿠르슈다의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돼 4년 뒤인 2016년에 동메달리스트로 확정된 사례가 있죠.
만약 김연아가 금메달을 되찾게 된다면 밴쿠버 올림픽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하는 것이 되는데, 역대 동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부문에서 연속으로 금메달을 딴 경우는 노르웨이의 소냐 헤니(3연패)와 독일의 카타리나 비트(2연패) 단 2명 뿐입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한번 지켜보도록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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