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정치인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바로 '주둥아리'입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을 앞두고 민생 행보를 벌이는 가운데, 그의 '스타벅스 이용자는 서민이 아니다'는 발언이 여론의 포화를 맞고 있습니다.
5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과 경동시장을 방문했습니다. 열심히 오뎅 먹고 사진 찍으면서 이미지 메이킹에 열과 성을 다했죠. 그런데 문제는 한동훈 위원장과 기자들의 만남이 이루어진 스타벅스 경동1960점에서 발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한동훈 위원장은 "이 스타벅스는 사실 업계의 강자잖아요? 굉장히. 여기가 서민들이 오고 그런 곳은 아니죠. 그렇지만 이곳이 경동시장 안에 들어와 있죠. 이곳의 한 잔, 모든 아이템당 300원을 경동시장 상인회에 제공하는 상생협약을 맺은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런 식의 상생모델은 모두에게 좋은것이 아닌가, 그런 차원에서 (여기) 왔습니다"라고 스타벅스 경동1960점을 소개한 한동훈 위원장. 하지만 문제는 바로 "스타벅스가 서민들이 오고 그런 곳은 아니다"라는 부분.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한 위원장) 자기 머리 속에는 스타벅스가 미국 브랜드이고, 상대적으로 고급커피로 알려져 있고 하니, 너네 서민들이 저런 걸 어떻게 먹어(라고 생각한 것)"고 말했고, 야권 성향의 커뮤니티들에서는 "시장 바닥에서 오뎅 국물이나 먹어 야죠 어딜 감히 스타벅스" "'어디 서민들이 스타벅스에 와?'가 하고 싶은 말인가" "서민 주제에 스벅 상품권에 스벅 텀블러에 미안하다" "5000원짜리 스타벅스 커피 마시면 부유층이고. 2000원짜리 메가커피 마시면 서민인가" 등의 글이 쏟아졌습니다. '나도 서민인데 스벅가서 미안하다'는 식이었죠.
물론 이에 대해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애초의 취지와 목적과는 무관하게 일부 발언만을 잘라 꼬투리 잡기식 흡집내기가 난무하고 있다"면서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 하물며 이런 말에 왜곡된 해석까지 덧붙여지면 그 취지는 온데간데없어진다. 마치 물어뜯기 좋은 흠집거리 찾기에만 혈안 된 이같은 움직임을 경계한다. 저급한 행태"라며 한동훈 위원장을 방어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인도에서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354ml) 기준으로 294루피(한화 약 4,727원)인데요. 인도 최다 매장을 보유한 브랜드인 Cafe Coffee Day의 아메리카노는 219루피(한화 약 3,521원)으로 스타벅스보다 싸긴 하지만, 용량이 스타벅스 톨 사이즈의 절반인 180ml에 불과하죠. 같은 용량으로 놓고 비교해본다면 430루피(한화 약 6,914원)가 되는 어마어마한 반전이...하지만 인도에서 스타벅스는 정말 그야말로 한동훈 위원장이 말한 딱 그런 이미지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 서민들이 한국인들이 커피를 마시듯 즐겨마시는 밀크티인 짜이의 가격이 노점상이 15~20루피(한화 약 250원), 고급 체인인 Chaayos 같은 곳에서도 100루피(한화 약 약 1,600원)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물론 커피와 짜이는 한 번에 마시는 양이 차이가 제법 나긴 해도...
하지만 한국에서 스타벅스가 과연 서민들이 못 마실 브랜드냐 하는 것에 대해선 고개가 갸웃거려 집니다. 현재 기본 사이즈 기준으로 가장 비싼 곳은 커피빈(5,000원)이고, 그 밑으로 폴바셋(4,700원), 엔젤리너스, 달콤커피, 드롭탑, 할리스, 파스쿠치, 투썸플레이스, 그리고 스타벅스(4,500원)입니다. 물론 메머드커피(1,400원), 빽다방(2,000원), 메가커피(2,300원), 커피에반하다(2,500원) 등 저가 브랜드들도 있지만요. 물론 국내 점포 수가 1,800여 곳에 이르고, 커피 브랜드 선호도에서 독보적인 1위이긴 하지만요. 결국 한동훈 위원장의 머릿속에서 서민들은 스타벅스, 커피빈 등 4,500~5,000원대 브랜드가 아니라 메가커피, 빽다방 등이나 마셔야 정상인 거죠.
내일 엄마한테 점심시간에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귀족이 된 느낌을 느껴보시라고 기프티콘이나 한장 보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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