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이쯤되면 또라이가 아닐까 싶은 게 아니라 또라이라는 확신이 들 정도입니다. 취임 전부터 파나마 운하와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지배력 확보를 위해 군사적 행동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발언하며 논란을 일으킨 것도 모자라 이번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거주민들이 큰 인적·물적 피해를 본 가자지구를 미국이 장기간 관리·개발하는 구상을 제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마친 후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가자지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 재정착시켜야 한다면서 "미국이 가자지구를 장악할 것(take over)"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가자지구를 소유할 것이며 현장의 모든 위험한 불발탄과 다른 무기의 해체를 책임지고, 부지를 평탄하게 하고, 파괴된 건물을 철거하고, 지역 주민에게 일자리와 주거를 무한정으로 공급하는 경제 발전을 일으킬 것"이라고 발언했죠.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미군을 보낼 것이냐는 질문에 "필요하다면 우리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으며, "우리는 그곳을 장악하고 개발해 수천 개의 일자리를 만들 것이며 이것은 중동 전체가 매우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어떤 것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가자지구의 잠재력은 믿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가자지구를 개발하면 "중동의 리비에라('호화로운 향락 도시'를 의미)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죠.
미국이 무슨 권한으로 가자지구를 장악하느냐는 질문에는 "난 이것을 여러 달 동안 매우 긴밀히 연구했고, 모든 다른 각도에서 봤다"면서 "중동의 다른 나라 정상들과 대화했고 그들도 이 구상을 매우 좋아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영구 점령을 의미하냐는 질문에는 "난 장기 소유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난 이게 중동의 그 지역, 어쩌면 중동 전체에 큰 안정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죠.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지지해왔던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게 한다는 구상)을 지지하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두 국가든, 한 국가든, 어떤 다른 국가든 그것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이는 삶을 살 기회를 한 번도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삶의 기회를 주고 싶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지구로 돌아가면 수십년간 계속된 폭력이 다시 반복될 것"이라며 "이들을 요르단과 이집트 등 다른 국가로 이주시켜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신선한 아이디어"라며 "가자지구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세웠습니다. 또한 "팔레스타인 땅의 미래에 대한 '올바른 접근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죠.
하지만 직접 당사자인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물론이고, 이들을 수용해야 할 주변의 아랍 국가들 역시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없이는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을 것이며 팔레스타인 주민 이주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죠.
뉴욕타임스(NYT) 역시 서방 강대국들이 지역 주민들의 자치권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지도를 다시 그리고 주민들을 이주시킨 시대를 연상시킨다면서 "지정학적 판도라의 상자를 사실상 다시 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팔레스타인 주민과 아랍 국가들의 맹렬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미국을 중동 지역 분쟁에 더 깊이 끌어들일 방안이라고 보도하는 등 미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야당인 민주당의 앨 그린 하원의원(텍사스)은 "대통령 탄핵"을 외쳤고 집권 공화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스티븐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 백악관 참모들이 진화에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해당 발언을 굽히지 않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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