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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자 2인의 극한 충돌' 트럼프-머스크의 브로맨스,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단일 법안'으로 파국 치닫다... 미국 우주계획 및 뉴욕증시 불안감 덮쳐

자발적한량 2025.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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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별'인 줄 알았던 트럼프-머스크, 감세 법안 놓고 충돌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세계 최대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브로맨스'가 파국을 맞이했습니다. 지난 30일(현지시각) 자신의 아들 X에게 맞아 얼굴이 멍든 상태였던 일론 머스크는 마지막으로 백악관을 방문해 고별식을 겸한 기자회견을 하며 약 130여일간 이어온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을 내려놨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황금열쇠를 건네며 아름답게 결별하는 듯 했죠.

 

하지만 두 사람은 백악관에서 작별을 고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거칠게 충돌했습니다. 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입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단일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이 "미국인들이 투표로 선택한 중대한 개혁을 단 한 세대 만에 실현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며 그 근거가 되는 50가지 주요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법안의 요지는  법인·소득세율 인하와 미성년 자녀 공제 금액 확대 등 주요 감세 조항을 연장하겠다는 것인데, 여기에 트럼프가 지난 대선 유세 때 내놓았던 공약 관련(팁, 초과 근무 수당, 고령자 사회보장 수당에 대한 세금을 감면해 주고 지방세 공제 한도도 상향하는 내용) 감세도 추가됐죠. 

 

하지만 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가 당일 "역겹고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X에 글을 올린 데 이어 다음날 다시 "상·하원 의원들이여, 파산해 가는 미국은 괜찮지 않다. 법안을 폐기하라(KILL the BILL)"고 적으며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머스크가 지적하는 문제는 세금을 줄이는 동시에 지출을 늘리겠다는 내용이 이 법에 대거 포함됐다는 점. 이렇게 머스크가 반발하는 이유는 감세 정책에 필요한 재원 확보 차원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한 게 테슬라의 사업에 타격이 됐기 때문입니다.

 

또한 머스크가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에 천거한 재러드 아이작먼이 지난달 상원의 표결을 앞두고 낙마했는데, 백악관에서 "아이작먼이 과거 민주당에 기부한 전력 때문에 지명을 철회했다"고 설명하자 머스크는 이 같은 조치에 분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머스크는 연방 정부가 항공 통제 시스템에 자신이 경영하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사용하기를 바랐지만, 이해충돌 우려 탓에 무산된 점, 현행법상 연간 130일까지로 제한된 연방정부 '특별 공무원' 자격을 연장하려고 했지만, 이것이 백악관의 반대에 막히는 등 여러모로 머스크가 그동안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불만을 쌓아왔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트럼프 "우리가 더 이상 좋을지 모르겠다" 머스크 "트럼프 탄핵되야"

이후 두 사람의 본격적인 충돌이 시작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와 백악관 회담 중 머스크를 향해 "일론(머스크)과 나는 좋은 관계였다. 우리(관계)가 더 이상 좋을지 모르겠다. 나는 놀랐다. 일론은 이 법안의 내부적인 작업을 여기 앉아 있는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매우 실망했다"고 말하며 관계 악화를 공식화했습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신임 총리가 어색한 침묵 속에 앉아 있는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실연당한 연인같은 분위기로 "나는 일론을 많이 도와줬다. 그는 나에 대해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말했고 개인적으로 나에 대해 나쁘게 말하지 않았지만, 그것(나쁘게 말하는 것)이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죠. 또한 "사람들은 내 행정부를 떠난 다음에 어느 시점에 그것을 심하게 그리워하고, 그들 중 일부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일부는 실제로 적대적이 된다"면서 적대적으로 변한 사람이 "그(머스크)가 처음이 아니다"라고 말했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머스크는 곧바로 자신의 X에 "뭐라는 거야(Whatever)"라고 적으며 반격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전기차 보조금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으며, 다만 미국에 실존적인 위협 요소인 국가 부채 감소에만 집중했다고 주장했죠. 또한 머스크는 자신이 법안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에 대해서도 "거짓"이라며 "이 법안은 한 번도 제게 보여진 적이 없고, 한 밤중에 너무 빨리 (하원에서) 통과돼 의회에서도 거의 아무도 읽어보지 못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머스크는 "크고 추악한 법안 또는 얇고 아름다운 법안 중 하나를 가져야 한다. 얇고 아름다운 것이 정답이다"고 적은 데 이어 "내가 없었다면 트럼프는 졌을 것이고,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했을 것"이라며 "이런 배은망덕은 처음 본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제 정말 큰 폭탄을 터뜨릴 시간이다. 트럼프는 엡스타인 문서에 있다. 그래서 그 파일이 비공개인 것"이라고 주장하며 "좋은 하루 보내라 DJT(트럼프 대통령 이니셜)"라고 적었죠. 뿐만 아니라 머스크는 '트럼프는 탄핵되고, JD 밴스가 그를 대체해야 한다'는 게시글에 "예스(Yes)"라고 답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또한 "트럼프의 관세는 올해 하반기 경기침체를 일으킬 것이다"고 적으며, 감세안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정책 전반으로 전선을 확대했죠.

 

트럼프, 보조금·계약으로 위협하자 머스크 "드래건 우주선 철수" 맞받

두 사람의 설전은 오후 내내 이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우리 예산에서 수십억달러를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끊는 것"이라면서 "저는 바이든이 그렇게 하지 않은 사실에 항상 놀랐다"고 말하며 머스크가 소유한 '스페이스X'의 생명줄이라고 할 수 있는 연방정부와의 대형 계약 철회 가능성을 들먹이며 위협했습니다. 

 

미 항공우주국(나사ㆍNASA)은 미국 우주인을 달에 보내기 위한 계획으로 스페이스X와 40억 달러(5조4000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와 별도로 지구 주변을 돌고 있는 우주실험실을 2030년까지 철거하는 8억4300만 달러(약 1조1천400억원) 규모의 사업도 스페이스X에 맡긴 바 있죠. 스페이스X를 비롯해 머스크의 전기차, 인공지능 기업들은 지난해에만 17개 연방 기관으로부터 약 30억 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따낸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글을 통해 "일론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면서 난 "그에게 (행정부에서) 떠나달라고 요청했고, 난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전기차를 모두에게 강매하는 전기차 의무화를 없앴으며(그는 내가 이렇게 할 것임을 수개월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자 그는 그냥 미쳐버렸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의 이러한 발언에 머스크는 곧바로 X에 "대통령의 계약 취소 발언에 따라 스페이스X는 드래건 우주선 철수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그리고 이후 한 X 이용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당신 모두 이것보다 나은 사람들이니 진정하고 며칠 물러서서 생각해보라"고 조언하자 "좋은 조언이다. 드래건을 철수하지 않겠다"고 답했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 참석해 머스크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한편, 하루가 끝날 무렵에는 트루스 소셜을 통해 그가 "자신에게 등을 돌리는 것"은 상관없지만, "그가 몇 달 전 공직에서 물러났다면 좋았을 뻔했다"라고 적으며 그 후로는 자신의 "크고 아름다운" 세금 및 지출 법안 자랑으로 화제를 돌리며 두 사람의 갈등은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

 

테슬라 주가 14% 폭락 사상 최대치...민주당은 싸움 구경, 공화당은 침묵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충돌한 이날 테슬라 주가는 장중 17% 급락했고, 14.26%가 떨어지며 장을 마쳤습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206조 원 증발했는데, 이는 테슬라 역사상 최대 규모. 트럼프가 소유한 트럼프미디어앤테크놀로지(DJT)의 주가도 역시 8% 하락했죠. 이런 가운데 5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둔 시장의 경계감도 더해지면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8.00포인트(-0.25%) 내린 42,319.74에 거래를 마감한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1.51포인트(-0.53%) 떨어진 5,939.3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62.04포인트(-0.83%) 하락한 19,298.45에 각각 장을 마쳤죠. 비트코인 역시 하루 전보다 3.54% 하락한 10만1249달러를 기록하고 10만달러 붕괴 위기를 맞았던 것을 비롯해 시총 2위 이더리움은 7.61% 급락한 2415달러에 거래되는 등 암호화폐 역시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물론 머스크 개인이 트럼프 행정부 전체와 벌이는 싸움에서 승리할 수는 없겠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정치적으로, 개인적으로 큰 대가를 치르게 할 수도 있습니다. 머스크는 이번 충돌 과정에서 "트럼프의 대통령 임기는 3년 반 남았지만, 나는 앞으로 40년 이상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만약 머스크가 트럼프의 법안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재정적으로 혹은 공개적으로 지원한다면 공화당은 내부 단속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는 상황이죠.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미국 독립기념일인 오는 7월 4일까지 입법을 완료해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게 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지만,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인데도 법안을 둘러싼 반대 의견이 속출하며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일은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자신이 원하는 정책이 채택되지 않아 일론 머스크가 불만을 품은 일에 불과하다"며 머스크의 주장과 비난에 대해 비교적 소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을 비롯해 백악관과 친트럼프 의원들은 앞선 머스크의 발언 이후 더 이상 그를 적대시하지 않으며 조심하는 듯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충돌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 민주당은 "머스크가 민주당 쪽으로 기울수록 공화당에는 손해가 된다"는 반응을 보이며 한발 물러서서 두 사람의 다툼을 지켜보며 개입하지 않고 즐기는 분위기죠.

 

우주계획에서만큼은 머스크가 갑, 미국 우주계획 스페이스X 외엔 대안 없어

한편 이번 트럼프-머스크간 충돌에서 드래곤 우주선 철수는 몇 시간만의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미국의 우주계획 전반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졌습니다. 사실 미국의 우주계획에 있어서 스페이스X의 공백을 메울 대안이 마땅치 않은 지금 현재로선 이 분야에서만큼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머스크가 갑이기 때문이죠.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 우주선은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우주인을 보낼 수 있도록 당국 인증을 받은 유일한 미국 우주선입니다. 이 우주선의 변형 버전인 '카고 드래건'은 보급품을 ISS에 실어나르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보잉이 개발한 '스타라이너' 우주선도 ISS에 우주인을 실어나르는 능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해왔으나, 작년 6월 발사됐던 스타라이너의 기체 결함으로 우주인들이 9개월간 ISS에 표류자 신세가 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크루 드래건 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2011년 우주왕복선 3대를 퇴역시킨 후 ISS로 우주인을 보낼 수 있는 성능을 갖춘 우주선이 없어 10년 가까이 러시아가 발사하는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하다가 2020년 스페이스X의 드래건 우주선이 나오면서 ISS에 우주인을 자력으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을 다시 갖추게 됐습니다. 만약 머스크의 공언 대로 드래곤 사업이 철수할 경우 미국은 다시 우주계획의 일부를 러시아에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돌아가게 되죠.

 

우주계획 뿐 아니라 미국의 안보에 필수적인 우주군과 국가정찰국(NRO)의 첩보 위성 발사 등 미국의 군사 역량에도 스페이스X가 빠질 경우 심각한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잉과 록히드마틴의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ULA),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등이 있긴 하나 스페이스X의 공백을 메우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해온 미사일 방어시스템 구축 계획 '골든 돔' 구상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스타링크' 역시 즉각 대체가 쉽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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