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브로맨스'를 보여오다 순식간에 갈라선 듯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날선 극한 대립이 머스크의 공개 사과 이후 종료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입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일론이 오늘 새벽 발표한 성명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 들였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와 관계된 기업들과 연방정부가 맺은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현재 그 어떤 작업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죠.
트럼프 11일 뉴욕포스트 팟캐스트에 출연해 "머스크가 그런 행동(사과)을 한 것이 매우 바람직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핵심 입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단일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을 적나라하게 비판하며 갈등을 일으킨 것에 대해선 "원망하지 않는다"면서도 "다소 실망스러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죠. 하지만 그간 머스크와의 관계 개선 여지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만 이어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관계 복원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국가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현재 나의 유일한 사명은 이 나라를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두 사람의 중재를 위해 JD 밴스 부통령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머스크와 통화를 갖은 것을 비롯해 머스크의 부친이자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자산가인 에론 머스크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5개월간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론이 실수를 저질렀다"며 "트럼프가 (싸움에서) 이길 것"이라고 아들을 책망했습니다. 머스크는 밴스 부통령 등과 통화 후 자신이 이전에 엑스에 게재한 글들 중 일부를 삭제했는데, 특히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내용, 트럼프 대통령을 제프리 엡스타인 성범죄 사건과 연결시키는 주장 등 민감한 내용은 전부 사라졌죠.
이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벌어진 이민자 시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초강경 대응을 하자 이를 칭송하는 글을 올렸으며, 팔로우를 취소했던 트럼프 측근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X 계정도 다시 팔로우했습니다. 그리고 11일에는 마침내 X에 "지난주 대통령에 관해 올린 일부 게시물들에 대해 후회의 마음을 갖고 있다"며 "그것들은 선을 넘었다"고 적었죠.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 예전과 같은 찰떡 '브로맨스'로 돌아가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에 대해 "역겹고 혐오스럽다"고 비판을 쏟아냈을 당시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는 용서할 수는 있어도 모욕은 잊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