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유명 관광지 앞 대로에서 현대 i20 차량 폭발, 8명 사망 24명 부상

10일 저녁 인도 델리에서 차량이 폭발해 현재까지 사망자 8명, 부상자 24명 하고 24명이 부상당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폭발은 인도를 대표하는 유적지 중 하나인 붉은 요새(레드 포트 또는 랄 킬라) 인근에서 벌어졌습니다.

우선 일부 한국 언론에서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 발생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닙니다. 델리 연방 수도구역은 뉴델리와 올드델리로 나뉘어 있는데, 이번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올드델리이기 때문이죠. 올드델리에는 이번 폭발이 일어난 장소와 인접해있는 레드 포트를 비롯해 자마 마스지드와 같은 무굴시대 명소들이 있습니다.

폭발이 발생한 것은 현지 시각으로 오후 6시 42분, 델리 메트로 바이올렛 라인 랄 킬라(Lal Quila) 지하철역 1번 게이트 근처였습니다. 느리게 움직이던 현대자동차 i20 차량 한 대가 지하철역 바로 앞 신호등에 멈춰섰고 곧 해당 차량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해당 차량에는 3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 폭발로 주변 차량들에 불이 옮겨 붙었고 주변 건물들의 유리창이 깨졌죠. 이 폭발음은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들렸다고 합니다.

신고가 접수된 직후 소방차 7대와 구급차 등이 현장으로 출동했는데, 사망자 8명은 로크 나야크 자이 프라카시 나라얀(LNJP)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모두 사망했습니다. 7시 29분 화재 진압을 완료한 소방 당국은 해당 화재로 인해 승용차 6대, 전동 릭샤(동남아에서 '툭툭'이라고 불리는 삼륜차) 2대, 오토 릭샤 1대가 소실됐다고 밝혔죠.
테러일까 사고일까? 현재까지 밝혀진 바 없어... 인도 전역 경계 강화 태세

사건 발생 직후 아밋 샤(Amit Shah) 인도 내무장관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자신의 X에 "부상자들이 최대한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며 조의를 표했으며, 아밋 샤 장관은 델리 경찰청장과 면담을 갖고 이후 부상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LMJP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인도 국가안보수비대(NSA)와 국가수사국(NIA)이 법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아밋 샤 장관은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철저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대중들에게 공개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델리 경찰은 랄 킬라 지하철역 1번 및 4번 게이트의 출입을 제한했고, 델리를 비롯한 뭄바이, 우타르 프라데시 주, 우타라칸트 주 등에서는 최고 경계령이 발령됐죠. 아미타브 야시 법무부 차관은 주 내 모든 고위 공무원에게 민감한 종교 시설, 민감한 지역, 국경 지역의 보안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죠. 뿐만 아니라 비하르 주, 케랄라 주, 찬디가르 주 또한 경찰이 경계 태세를 강화한 것을 비롯해 한국 교민들이 대부분 거주하고 있는 하리아나 주 역시 보안 조치를 검토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도록 지시하는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폭발 이후 인도 언론 및 유튜브 등에서 공개된 영상 속에선 문이 날아간 차량을 비롯해 불길에 그을리고 불탄 수십 대의 차량과 릭샤를 비롯해 차량 위나 도로 위에 시신이 누워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보여져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번 폭발이 일어난 자리 바로 앞에 위치한 붉은 요새는 매년 인도의 독립기념일인 8월 15일 총리가 연설을 하는 장소로, 인도에서 가장 중요한 유적지여서 항상 사람들과 노점, 차량으로 붐비는 인기있는 관광지이기 때문에 이번 상황이 더욱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국 교민 피해 접수 없어... 주인도 대한민국 대사관, 교민들에게 안전 주의


한편 주인도 대한민국 대사관은 발 빠르게 인도 내 한국 교민들의 피해 파악 및 안전을 위한 조치에 나섰습니다. 사고 발생 약 2시간 후인 오후 8시 40분, 재인도 한인회 카카오톡 단체방에는 피해를 입거나 현장 인근에 있었던 교민들을 파악하는 메시지가 올라온 것을 비롯해 △붉은 요새 및 올드 델리 지역 방문 자제 △야간 외출 및 혼잡한 관광지, 역세권 방문 자제, 외출 시 동반자와 함께 이동 △폭발음, 연기, 군경 출동 등 이상 상황 발생 시 즉시 안전한 장소로 대피 후 현장을 벗어날 것 △주변 경찰서 및 대사관 긴급 연락처 미리 확인 및 휴대전화에 저장 등을 당부하는 공지가 올라왔죠. 다행히 현재까지 접수된 교민 피해는 없다고 합니다.

지난 달 인도의 최대 축제 기간이었던 디왈리(Diwali) 때 붉은 요새를 방문하려고 했던 저로서는 참으로 섬뜩해지는 뉴스였습니다. 붉은 요새를 비롯해 바로 앞 찬드니 초크는 정말 인파를 헤집고 다녀야 할 정도로 붐비는 지역이라 이번 일이 더욱 크게 다가오네요. 인도가 긴장 분위기인 이유는 지난 2008년 뭄바이 테러입니다. 당시 인도 제2의 도시이자 수도인 뉴델리보다 훨씬 발전된 뭄바이에서 파키스탄 이슬람 근본주의 조직이 벌인 테러로 인해 195명의 사망자와 35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끔찍한 사건이었죠. 부디 테러가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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