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나 열애 인정 관련 팬들 상의에 자필편지 사과... AKB48 미네기시 미나미 삭발 사과 재조명

여자 아이돌 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가 지난 달 27일 디스패치의 단독 보도 이후 배우 이재욱과의 열애를 인정한 가운데 일부 팬들의 도를 지나친 행동이 계속되자 끝내 카리나가 자필사과를 해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카리나는 열애 인정 8일 만인 어제(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필 편지를 올렸습니다. "우선 많이 놀라게 해드려 죄송하고 또 많이 놀랐을 마이들에게 조심스러운 마음이라 늦어졌다"라고 운을 뗀 카리나는 "그동안 저를 응원해준 마이들이 얼마나 실망했을지 그리고 우리가 같이 나눈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속상해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혹여나 다시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무릅쓰고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데뷔한 순간부터 저에게 가장 따뜻한 겨울을 선물해준 팬분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죠.

 

이어 "마이들이 상처받은 부분 앞으로 잘 메워나가고 싶다. 마이들에게 항상 진심이었고 지금도 저한테는 정말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이다. 앞으로 마이들에게 실망시키지 않고 더 성숙하고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지켜봐 달라. 밥 잘 챙겨 먹고 좋은 모습으로 만나자. 미안하고 많이 고맙다"고 심경을 전했습니다.

 

카리나가 이렇게 자필 사과편지까지 작성을 하게 된 것은 지난 4일 카리나의 에스파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앞에 '카리나, 팬이 너에게 주는 사랑이 부족하니' '당신이 직접 당신의 진로를 망쳤다' '팬들에게 미안한 것보다 7년 동안 노력한 자신에게 미안해야 해' 등의 문구가 담긴 트럭 시위가 벌어지고, 데뷔한 지 4년이 채 되지 않은 걸그룹의 멤버가 공개 연애를 하는 것이 해당 그룹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 비판이 일었기 때문입니다. 해당 트럭 시위는 중국의 에스파 팬이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카리나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죠.

 

또한 카리나의 남자친구인 이재욱은 열애 인정 하루 만에 "두 사람이 조심스럽게 알아가는 중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렸으나 온라인에서 배우를 비방하고 허위 사실을 포함한 악의적 의도의 모욕적인 게시글들을 확인했다"면서 "이는 심각한 인격권 침해행위로 당사는 법적대리인을 통해 민형사상의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을 알려드린다"고 강력한 경고를 한바 있죠.

 

이번 사태를 보면서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네티즌들이 떠올린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일본의 걸그룹 중흥기를 이끌었던 아이돌 AKB48의 멤버 미네기시 미나미의 '삭발 사과 사건'. 2013년 미네기시 미나미는 남자 아이돌 제너레이션스의 멤버 시라하마 아란과 스캔들이 터졌습니다. 미나미가 소속된 AKB48은 멤버들에 대한 '연애 금지' 조항이 있었는데요.

 

이 스캔들로 미네기시 미나미는 AKB48 선발 멤버에서 연구생으로 강등됐고, 이후 미네기시가 삭발한 채 눈물을 흘리며 사과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게재되었습니다. 당시 미네기시는 이미 20살로 성인이었는데요. 상대방인 남자 아이돌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채 대중들의 '인민 재판'이 이어지고, 여자 아이돌이 삭발까지 한 채로 울면서 사과 영상을 올려야 했던 상황에 대해 한국 내에서도 '사이비 종교'같다며 비판이 나왔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돌 산업의 생태계니 아이돌 팬덤이니 그들의 목소리에 담긴 의미를 전혀 수긍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유연해져야 하는 부분은 있지 않을까요? 팬들의 사랑을 받는 아이돌이라고 해서 반드시 연애를 하지 말아야 할지, 하더라도 숨어서 무슨 나쁜 짓 하는 것마냥 몰래몰래 연애를 해야 할지, 전 딱히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