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하루 전날 문자 보낸 김건희 여사, 계엄 당일 답장 보낸 국정원장
역시 윤석열 정부의 진짜 VIP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 영부인 김건희 여사였던 것일까요? 애초 12·3 내란사태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김건희 여사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하루 전인 12월 2일 김건희 여사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에게 두 차례 문자를 보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13일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비상계엄 전날과 당일 김건희 여사와 소통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습니다. 국회 측 대리인인 장순욱 변호사가 윤석열 대통령 측 증인으로 출석한 조태용 원장을 신문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인데요. 수사기관이 통신사로부터 제출받은 조태용 원장의 통신내역 기록을 바탕으로 "계엄 전날인 지난해 12월2일에 영부인으로부터 (조 원장이) 문자 두 통을 받았다. 그날 답장을 못 하고 다음 날 답장을 했다. 기억나는가"라는 질문에 조태용 원장은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답변했습니다.
조태용 원장은 "계엄 당일에 영부인하고 문자를 주고받은 건 더 이상하지 않나. 국정원장이 영부인하고 왜 문자를 주고받나"는 질문에 대해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 외에도 장순욱 변호사가 "민감한 내용으로 문자를 주고받았다고 누가 의심하면 뭐라고 답변겠나"라고 묻자 조태용 원장은 "남아 있는 거 보고 판단하시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 두번이라야지...' 끊임없는 사적 연락에 불거진 영부인의 국정개입 논란
공직자가 아닌,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영부인이 국정원장와 직접 소통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기이하고 이례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심지어 김건희 여사의 '시의부적절한 문자'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지난해 1월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전 대표에게 수 차례 문자를 보내 자신의 명품가방 수수 등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려 했던 사실이 여당 전당대회 기간 중 밝혀서 국정개입 및 국정농단이란 비판이 쏟아진 바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당시에도 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였던 한동훈 전 대표와 332건의 카톡을 주고받아 논란에 휘말린 바 있구요. 김건희 여사가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정황은 뭐 말할 것도 없구요. 명태균 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한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 씨에게 전화를 걸어 김영선 전 국민의힘 공천과 관련해 '잘될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는 육속 녹음이 USB 복사본에 있다"면서 이후 특검에서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임 후 자신과 김건희 여사가 개인전화로 사적인 소통을 이어가며 각종 논란이 불거졌다는 지적과 관련해 "저도, 제 처도 취임 후 휴대폰을 바꿨어야 했다"며 "저 자신부터 못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근본으로 들어가면 저에게 있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개인 전화번호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죠.
'국정원장과 사적 연락 자체가 문제' vs '계엄과 관련됐다는 건 과도한 상상'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대리인단인 윤갑근 변호사는 변론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 계엄 개입 의혹까지 나온다'는 질문에 대해 "누가 그런 얘기를 하냐. 문자를 받은 게 계엄의 개입이라고 왜 단정을 하냐. 그 내용이 뭔지도 모르고, 무슨 경위로 한지도 모르고, 있었는지도 나는 모른다. 단순히 그것이 계엄과 관련된 의혹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상상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생각은 이와 다른 것 같습니다. 김용남 전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국정원장하고 대통령 영부인하고 연락 주고받을 일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조 원장이 다음날 답장을 했다는데 문자 내용이 매우 곤란한 내용일 수도 있다"고 말했고, 함께 출연한 신인규 변호사 역시 "(12·3 내란사태와 관련해) 김건희 배후설을 수사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김민하 시사평론가는 "영부인이 국정원장과 문자한 것은 계엄과 상관없이 중대한 문제"라는 의견을 피력했죠.
그간 김건희 여사는 계엄에 대해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1일 있었던 탄핵심판 7차 변론에서 국회 측 대리인이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해야겠다면서 '이건 수석들도 모른다. 우리 와이프도 모른다. 알면 화낼 거다'라는 말을 했냐"고 묻자 "네. 했다"라고 답한 바 있죠.
한편 오늘 8차 변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이유로 '사적인 가정사'를 말한 사실도 공개됐습니다. 국회 대리인단이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수사기록을 보니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이유로) 개인 가정사를 얘기했다고 했는데, 가정사가 뭐냐"고 묻자 김 전 청장은 "이 자리에서 답변하기 적절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시금 대리인단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며 가정사를 말했는데 이 자리에서 말하고 싶지 않다는 거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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