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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누리당 박근혜 경선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역임했던 홍사덕 전 의원이 새누리당에서 자진 탈당했습니다. 홍사덕 전 의원은 4.11 총선 직전 수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었는데요. 자신의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면서도 대선을 앞둔 당과 박근혜 후보에게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라고 탈당의 변을 밝혔는데요. 오늘 홍사덕 전 의원의 탈당에 대해 새누리당의 탈당 개념을 한번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탈당을 선택하는 의원들이 노리는 목적은 우선 '당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좋게 말하면 이거구요. 결국은 여론의 뭇매가 당으로 향하지 않게 하여 화살의 방향을 돌리는 것이겠지요. 이 부분에서 전 나름 국가의 입법을 책임지는 국회의원들의 IQ가 상당히 의심스럽습니다. 홍사덕 전 의원을 예로 들어볼 때 새누리당을 비판하던 여론이 오늘 '나 탈당했소'하고 선언하면, 과연 그날부터 '아, 홍사덕 전 의원은 새누리당이 아니지'하고 새누리당에게 아무런 손가락질을 하지 않을까요? 진정 그렇게 생각했다면, 국민들을 똥멍청이로 아는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당에서 '이제 우리당 소속 아니니깐 책임질 일 없소'라고 회피의 기회를 마련해주고자만 생각해낸 꼼수라 할 것입니다.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종로구에 출마하였다가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에게 패배하여 낙선한 후 곧바로 박근혜 후보의 새누리당 대선 경선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하였던 그는 그동안 여러 언행이 문제가 되왔습니다. "유신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 게 아니라 수출 100억 달러를 넘기기 위한 조치였다", "5.16에 관한 평가를 박근혜 전 대표에게 묻는 것은 세종대왕에게 태조 이성계가 나라를 세운 게 역성혁명이냐 군사쿠데타냐고 묻는 것과 같다", "박근혜 전 위원장 반경 몇 미터 안에 김종인 위원장을 빼고는 55세 이상을 들이지 말아라" 등, 과거 중알일보 기자 시절 촌철살인의 즉석 논평으로 이름이 높았을 때를 회상하며 말한 듯 한데, 죄송하지만 권력에 빌붙어서 아첨하는 시정잡배의 입놀림으로밖에 보이지 않는군요.
자, 오늘의 주제죠. 새누리당에게 탈당이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요? 홍사덕 전 의원의 탈당으로 올해 이슈가 되었던 새누리당의 탈당 인원이 3명으로 늘었네요.
우선 첫번째 주인공인 홍사덕 전 의원. 역시 그 면모가 대단합니다. '망당(亡黨)전문가'로 이름이 높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주역으로도 이름이 높고, 자신을 공천하지 않자 탈당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하고, '친박연대'라는 그 이름도 해괴망측한 당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 서구에 출마하여 정치도의를 모르는 철새로 맹비난을 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웃긴건 그렇게 당선되고 결국 다시 한나라당에 복당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복당녀' 박근혜 후보와 마찬가지로 그 역시 '복당남'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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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는 문대성 의원입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죠. 아시아 최초의 IOC 선수위원이기도 합니다. 올해 4월까지 동아대학교 태권도학과 교수로 재직했는데요. 이번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부산 사하갑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박사학위 논문 표절 문제로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섰죠. 22개 학술단체로 구성된 학술단체협의회와 민교협 등은 그의 논문을 검토한 후 국회의원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였고, 그가 재직중인 동아대학교 동문회 역시 국회의원 후보직과 교수직을 사퇴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박사학위 논문뿐만 아니라 다른 논문에서도 표절 의혹 사례가 추가로 제기되었죠. 문대성 의원의 논문은 표절을 넘어 대필 수준에 가까웠습니다. 정치적 관점이 아닌 학자로서의 자질과 양심에 대한 문제였죠. 전체 논문에서 400행 이상의 문장이 동일하거나 유사하며, 심지어는 5곳의 오탈자조차 일치했습니다.
하지만 문대성 의원은 타 논문을 인용했다는 표시도 하지 않았고, 참고문헌에 소개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학술논문 표절 기준대로라면(인용에 대한 아무런 표시없이 6개의 단어가 연속으로 나열되면 표절) 그의 논문은 명백한 표절임이 자명했죠. 하지만 그는 요지부동이었습니다. 법을 만드는 의원직에 도전하는 사람이 법을 어겨가며 학위를 받았음에도 잘못에 대한 뉘우침이라곤 손톱만큼도 없는 자세로 일관하다 결국 당선이 되었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문대성 의원에게 투표하지 않으신 분들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부산 사하갑 지역구의 수준을 알 수 있네요. 문재인 후보가 사상구에서 당선되기 전까지는 정말 새누리당 후보라면 '개가 나와도 당선되는'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었는데, 그러한 우스갯소리가 문대성 의원에겐 먹혀들어갔나 봅니다.
하지만 그 이후, 미국의 언론에서 문대성을 질타하는 칼럼이 나옵니다. 표절로 박사학위를 박탈당하고 대통령직에서까지 사임한 헝가리의 팔 슈미트 전 대통령과 비교하며 문대성 의원을 질타하며 그의 IOC 위원 자격까지 문제삼았죠. 또한 인터넷매체인 미디어스가 2008년에 동아대학교 태권도학과 교수들의 '집단적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신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입증할 자료로서 동아대학교 본부에 신고·접수되었던 문건을 입수합니다. 이를 통해 동아대학교가 문대성 의원의 표절 의혹을 2008년에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표절 관련 청원서까지 제출됐지만 묵살한 것이 확인되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대성 의원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국민대 입장을 지켜보자'는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말이 있는데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 되겠나라는 논리였습니다. 결국 새누리당에서는 당 윤리위원회에 그를 회부하기로 하고, 국민대학교에서도 그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표절 판정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그는 여기서 의원직 '사퇴'가 아닌 새누리당 '탈당'카드를 꺼내듭니다. 영원히 회자될 '문도리코'라는 별명을 주홍글씨처럼 새기고..
마지막 세번째로는 김형태 의원입니다. 우선 김형태 의원은 공천과정에서부터 잡음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구치소에서 나라밥을 드시고 계신, MB의 친형 '만사형통'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포항남·울릉에 공천된 김형태 의원은 KBS 방송국장 출신으로 박근혜 후보의 언론특보를 역임한 경력이 있습니다. 총 9명이 공천 신청을 했었는데, 이들 중 5명을 추려서 실시한 당 여론조사에서 중하위권이었던 그가 공천을 받자, '친박계 인사에게 호의적인 공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죠.
하지만 역시 '명불허전'. 그는 뻐얼건 새누리당 깃발을 펄럭이며 당선 가능성을 높여만 갑니다. 그러던 중 사망한 동생의 아내인 제수씨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의혹이 폭로되어 파문이 일었습니다. 제수씨였던 최모씨가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그의 성폭행 미수 전력을 폭로했는데요. 지난 번에 포스팅한 적이 있기에 자세한 내용은 링크로 대신하겠습니다. 간단히 그녀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1995년 남편이 암으로 사망한 후 두 아들과 부산에서 살던 중 2002년 5월 아들의 장학금 문제를 의논하자며 김형태 후보가 상경을 요청, 오피스텔에서 만났는데 성폭행을 시도했다. 강한 저항으로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지만 정신적 피해가 컸고, 대인기피증이 생겼다. 성추행자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보하게 됐다'입니다.
기묘한 블로그 [김용민이 막말을 했다면, 새누리당은 강간이 뭔지 보여준다]
새누리당 김형태의원 제수 강간시도 인정 녹취록
김형태 의원은 이에 대해 악의적인 루머라며 제수씨를 고소했는데, 제수씨는 자신이 갖고 있던 김형태 의원의 성추행 녹취록을 공개합니다. 이에 대해 박근혜 후보는 침묵, 모르쇠로 일관하였습니다. 그의 언론특보 출신이기 때문이었을까요? 하지만 점차 논란이 커지자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변경하고, 자신들을 상징하는 색을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꾸면서까지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던 박근혜 후보를 비롯한 새누리당에서도 결국 문대성 의원과 함께 김형태 의원을 제명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김형태 의원 역시 문대성 의원과 마찬가지로 의원직 '사퇴'가 아닌 새누리당 '탈당'카드를 꺼내듭니다. 그리고 한마디를 남깁니다. "사랑하는 당과 존경하는 박근혜 위원장에게로 반드시 다시 돌아오겠다." 김형태 의원의 기자회견장에서 새누리당을 떠올릴만한 그 무엇도 보이지 않게 하여 성추행과 새누리당의 연관관계를 끊으려던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에게 빅엿을 선사한 말이었습니다.
자, 우리는 여기서 그들이 종북 국회의원들이라고 비난했던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경우가 비교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전 이미 통합진보당에 크게 실망하여 더이상 통합진보당을 지지하지 않음을 밝혀둡니다. 더군다나 현재의 통합진보당은 제 눈에는 북한의 노동당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구요. 이석기, 김재연 의원은 최소한 자신들이 직접 법적인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문대성 의원은 이미 그의 논문이 표절임이 인정이 된 상태구요. 김형태 의원은 자신이 '큰실수를 저질렀지만, 끝까지 가진 않았다'고 강간 시도 사실을 인정하는 녹취록이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들은 새누리당에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나가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골칫거리, 논란의 대상인 그들이 당에서 나가면, 더이상 자신들과 무관한 일이라고 드립을 치려고 하겠단 생각이겠지만..홍사덕 전 의원과 김형태 의원을 잘 보세요. 탈당한 뒤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슬그머니 복당했던 홍사덕 전 의원이나,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외치는 김형태 의원이나.
우리는 일상 생활 속에서 수건을 사용하다가 수건으로써의 가치가 떨어지면, 그 수건을 걸레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수건을 걸레로 사용할 수는 있는데, 그 걸레를 다시 깨끗하게 하여 수건으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한번 더럽혀진 걸레는 제 아무리 겉모습이 수건과 비슷하다고 하여도, 몸을 닦을 수는 없죠. 걸레는 빨아도 걸레입니다.
다음 소셜픽 홍사덕 관련 베스트글에 선정되었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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